[종합] "아이돌 성착취" vs "팬픽일 뿐" '알페스' 뭐길래..금지 촉구 靑 청원까지

임주형 2021. 1. 1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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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남자 아이돌 멤버를 이용해 음란한 내용의 소설을 창작하는 이른바 '알페스(RPS)'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알페스 금지를 촉구하고 나선 이들은 이같은 창작 행위가 명백한 성범죄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돌 팬덤의 '놀이 문화'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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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Person Slash'(RPS) 약자 딴 '알페스'
실존 아이돌 이름 이용해 수위 높은 픽션 창작
"성폭행 묘사하는 성착취 문화" vs "연애소설에 불과"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실존 연예인 이름을 이용해 만드는 창작 소설인 '알페스'를 금지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실존 남자 아이돌 멤버를 이용해 음란한 내용의 소설을 창작하는 이른바 '알페스(RPS)'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알페스 금지를 촉구하고 나선 이들은 이같은 창작 행위가 명백한 성범죄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돌 팬덤의 '놀이 문화'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알페스는 'Real Person Slash(리얼 퍼슨 슬래쉬)'의 약자로, 실존 인물을 소재로 창작한 소설을 이르는 말이다.

문제는 아이돌 팬들이 창작하는 알페스 소설이 남자 연예인·아이돌 간 동성애 장면을 묘사한다는 데 있다.

이를 두고 청원인은 "'알페스'는 남자 아이돌을 동성애 소설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차마 입에 담기도 적나라한 표현을 통해 변태스러운 성관계나 성폭행을 묘사하는 성범죄 문화"라며 "수많은 남자 연예인들이 이미 성적 대상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평균 연령대가 어린 아이돌이란 직업군 특성상 피해자의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들"이라며 "이용자들 또한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아이돌 시장이 유지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n번방'과도 같은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들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며 알페스 금지를 정부에 촉구했다. 해당 청원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인 12일 오후 7시 기준 동의 13만건을 넘어섰다.

래퍼 손심바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알페스 논란은 앞서 지난 9일 래퍼 '손심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소설을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손심바는 당시 "실존인물을 대상으로 변태적 성관계를 하는 소설과 그림을 판매하며 심지어 옹호하기 바쁜 사람들이 있다고"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알페스, 힙페스, 딥페이크를 합리화, 옹호하며 꿋꿋하게 소비하는 사람은 '음지문화'가 아니라 '성범죄'를 즐기는 것"이라며 "모르고 저지른 것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알면서도 저지르는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 뿌리 뽑을 수는 없어도 그들이 부끄러워 숨고 사회가 경계하고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다른 래퍼들도 이같은 손심바의 주장에 동조하는 글을 게재했다. 특히 래퍼 이로한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대상으로 한 알페스 소설 일부를 발췌해 올리며 "역하다. 알페스는 성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 또한 "명백한 디지털 성범죄", "미성년자 성착취와 다를 바가 없다" 등 해당 창작물 금지 조치를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팬덤의 놀이문화일 뿐'이라는 취지로 반박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알페스는 실존인물 이름을 사용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팬들이 창작하는 연애 소설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실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데 성범죄라고 비판하는 것은 억지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실제 여성을 성착취하고 음란 동영상까지 만들어 뿌린 'n번방' 사건과 알페스를 직접 비교한다는 게 기가 찬다"며 "피해자가 버젓이 존재하는 사태와 가상 팬픽션을 동일한 것으로 보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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