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쌍용차에 마지막 기회..파업하면 1원도 못 준다"

염지현 2021. 1. 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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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2일 산업은행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쌍용차에 조건부 지원의 뜻을 밝혔다.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쌍용차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단체 협약을 3년 단위로 늘리고,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하는 조건부 지원이다.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쌍용차의 신규 투자유치 등 정상화 방안을 따져 추가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을 가능성을 연 것은 쌍용차에는 희소식이다. 쌍용차는 밀려드는 대출금(약 1650억원)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말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일단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보류하고, 다음달 28일까지 자율구조조정지원 프로그램(ARS)을 가동했다.

채무자인 쌍용차는 두 달 안에 산은 등 국내 투자자와 대주주인 마힌드라 등 이해관계자들 합의하에 새 투자자를 찾고, 밀린 대출금을 상환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상화 방안을 찾지 못하면 쌍용차는 또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2011년 3월 법정관리에 벗어난 지 10년 만이다.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는 쌍용차의 신규 투자유치에 속도가 나고 있어서다. 이 회장은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잠재적인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며 “(쌍용차와) 새 대주주와의 협상을 놓고 사업성을 평가해 대출 지원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잠재적 투자자는 쌍용차의 대주주, 말하자면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투자자와 쌍용차 지분을 두고 협상 중”이라며 “(거래가 성사되면) 마힌드라는 30% 이하를 보유해 새 투자자가 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현재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유력한 지분 인수자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코퍼레이션(HAAH)다. HAAH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약 250억원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AAH는 법원의 ARS에 따른 쌍용차의 신규 투자유치협의회에도 채권자들과 함께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쌍용차에 대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은 조건부다. 이 회장은 단체협약 3년 단위 연장과 쟁의 행위 중단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하기 전에 매년 노사 협상을 위한 파업이 많았다”며 “흑자 나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단체협약을 1년에서 3년 단위로 연장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를 향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성사된 투자가 결실을 못 보고 다시 한번 부실화하면 (쌍용차는)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며 "이해 관계자와의 고통 분담 원칙에 따라 쌍용차 노사도 성실하게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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