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퇴근길' 만든 13cm 눈..오늘 서초구엔 벌써 10cm 쌓였다

김현예 2021. 1.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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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비상대응”…시민들은 “퇴근길 걱정”

“지난 폭설에 퇴근 대란이 일어난 탓에 오늘은 낮 1시 30분부터 염화칼슘을 뿌렸습니다.”

12일 오후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눈발이 휘날리자 서울시와 각 구청이 '퇴근 대란'을 막기 위해 제설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6일 오후 13㎝의 눈이 내릴 당시 미처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던 서울시는 이번엔 이날 정오부터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초구에 10.3㎝의 눈이 내린 상태다.

성동구는 '영종도'에 눈발이 날린 오후 1시30분부터 곧바로 염화칼슘를 뿌렸다. 성동구 관계자는 “인천지역 CCTV 모니터링을 통해 강설을 포착 후 제설제 사전 살포를 했다”며 “예상 강설량이 4㎝ 내외지만 오후 3시40분에 2단계를 발령해 제설작업으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는 오후 4시부터 눈발이 굵어지자 전 직원의 절반을 제설작업에 투입했다. 구청에서만 455명, 주민센터에서 197명 등이 눈길 치우기에 투입됐다. 장비는 굴삭기 1대를 비롯해 덤프트럭 7대 등 차량만 총 27대가 투입돼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눈이 내린 12일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제설차가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남대로에도 재빠르게 염화칼슘 살포기가 투입됐다. 지난번 폭설 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뒤엉켰던 경험을 해서다. 강남구는 “간선도로에 10대, 이면도로 30대를 투입해 염화칼슘 살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천구는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부터 제설차를 돌렸다. 이날 오후 3시경 양천구는 "제설작업 차량 9대가 주요 간선도로와 대로 등 총 111.6㎞ 구간에서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구청 직원 734명을 동원해 오후 3시40분부터 제설작업 중”이라며 “기온 급강하로 인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이면도로와 뒷골목 등에도 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리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서울시가 밝힌 비상대기 인력은 4000여명, 동원한 제설 차량은 1000여대에 이른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안전문자를 통해 “서울에 내리는 눈으로 곳곳에 결빙구간이 있을 수 있으니 미끄럼에 주의하고, 외출 또는 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문자를 내보냈다. 행정안전부는 10여분 뒤 서울과 인천, 경기, 충남지역에 대설주의보 발효를 알렸다.


눈발 날리자…직장인 "벌써 퇴근길 걱정"

지난 6일 폭설이 내린 서울 서대문구 직원들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서대문구]

서울시가 제설작업에 발 벗고 나섰지만, 지난번 폭설로 '퇴근 대란'을 겪었던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눈발이 거세지자 “벌써부터 퇴근길이 걱정”이라며 “오늘은 운전을 않고 대중교통으로 귀가하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회사원 김모(44)씨는 “지난 6일 폭설로 운전만 4시간을 하다 결국 차를 두고 귀가했다”며 “오늘은 다행히 차를 집에 두고 나왔는데, 내일 출근 때는 지하철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지난번 폭설 때는 지옥같은 경험을 했다”며 “한 동료는 버스가 남산 터널에 갇히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들었다”며 퇴근길 걱정을 했다. 그는 “당시에는 운 좋게 지하철을 탔지만, 마을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언덕길을 가로수를 붙들고 겨우 올라갔다”며 “눈발이 날리는 것을 보고 아내에게 차를 두고 퇴근하라는 전화부터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출·퇴근길 지하철 집중 배차에 들어갔다. 평소 퇴근길 열차 집중배차 시간을 2시간 연장해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로 늘린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출근길 혼잡을 줄이기 위해 열차 집중 배차시간도 30분 늘린다.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30분까지 열차 배차가 늘어난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눈이 퇴근시간대까지 계속될 수 있어 퇴근시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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