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하천따라 건강하게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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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
▲ 하천에서 놀고 있는 천둥오리와 물닭 |
ⓒ 용인시민신문 |
삶이 멈춰진 듯한 요즘에도 시간은 간다. 주말에 아이들과 집에만 있는 것은 서로에게 예의가 아니다. 옷을 단단히 입고 핫팩을 하나씩 챙겨서 동네 하천 산책로를 걸었다. 하천변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잘 돼있어서 걸으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량으로 볼 때 자연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흐름에 막힘이 없으니 이렇게만 유지한다면 좋은 하천생태계가 될 것이다. 도심 속에서도 언제나 자연을 느낄 수 있으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추위에도 쇠백로는 노란 발을 물에 담그고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솜씨가 일품이다. 중대백로는 소나무 위에 무리를 지어 앉아 있었다. 언제 봐도 소나무와 백로는 잘 어울린다. 흰뺨검둥오리와 천둥오리, 물닭과 쇠물닭이 섞여서 유유히 물 위를 떠다닌다. 사람들의 소리에 놀란 흰뺨검둥오리가 날아올랐다가 물을 가르며 착지하는 모습이 힘차고 멋졌다. 햇볕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천둥오리무리는 부리를 날갯죽지에 숨기고 잠을 자는 듯했다.
▲ 용인시 기흥구 신갈천변 산책로. 바깥 공기를 마시기 위해 강추위 속에서도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
ⓒ 용인시민신문 |
오랫동안 물길을 따라갈 수 있을 거란 우리의 예상과 달리 종이배 하나는 띄우자마자 반이 물에 잠긴 상태로 떠내려갔고, 물살이 센 여울을 만나자 물속 깊이 잠수했다. 하나는 물이 흐르다가 정체하는 소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됐다. 아쉬운 마음에 억새를 꺾어서 둥근 모양의 고리를 만들었다. 속이 비고 하얀 씨앗을 단 억새고리는 종이배보다 더 잘 버텼다. 아이들이 억새고리의 속도에 맞춰 빨리 걸었다 천천히 걸었다 하며 오랫동안 함께 산책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바깥 공기를 마시기 위해 가족끼리, 친구끼리 산책을 했다. 추위에 단단히 무장을 하고, 운동하며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뛰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자연을 즐기며 천천히 산책하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 등 다양하게 하천 산책로를 즐겼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다. 간혹 사람들과 스치듯 걸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 서로를 신경쓰며 다녀야 했다.
오랜 시간 실내에서 지내야하고, 실내 체육시설은 이용할 수 없으니 넓은 바깥으로 나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실내에서 하는 많은 부분이 전기를 소비하는 일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지구의 건강도 찾는 일이 바로 자연을 느끼며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한파에 미세먼지도 주춤이니 가족과 함께 걸으며 시간을 더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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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홍은전 생태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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