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에 불만 쏟아낸 이란 "동결자금 이자도 못받고 있다"

정진우 2021. 1. 12. 16: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억류자 석방 놓곤 이란 "국내법" 고수
한국내 동결자금엔 "한국 의지 부족"
최종건(왼쪽)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해 선박 억류 해제 문제를 논의했다. [뉴스1]

한국케미호를 나포한 이란이 한국인 억류자 석방에 대해 '국내 사법절차를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한국에 있는 동결자금에 대해선 "이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란 측이 지난 10일부터 이란을 찾아 협상을 진행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에게 이같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한국인 선원 5명의 억류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차관은 12일 공식 일정을 마치고 카타르로 출국한다.
억류 해제 협상의 걸림돌은 결국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7조5700억원) 문제였다. 이란 측은 줄곧 동결자금과 선박 나포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협상 내내 원유 수출대금을 놓고 한국을 비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선박 억류 문제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란 측에선 정해진 사법절차를 기다려달라는 입장”이라며 “(동결자금 관련) 이란 측이 자신들의 희망 사항을 소상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도 못 받아" 동결자금 항의한 이란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 테이블 가운데)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왼쪽 테이블 가운데)은 지난 10일 이란 테헤란에서 회담을 갖고 선박 억류 해제와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 등에 대한 교섭을 벌였다. [이란 정부 홈페이지 캡쳐]

특히 아바스 아라치 이란 외무차관은 지난 10일 최 차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동결자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 양국 간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최 차관은 “이란 측에 한국 내 동결자금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을 한국 정부의 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 동결자금 문제의 최종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하며 아라치 차관을 설득했다.

또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11일 최 차관과의 회담에서 “이란의 자금 70억 달러가 2년 넘게 한국에 묶여있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 시중은행은 이 자금을 동결해 놓고 것은 물론 이자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매체 테헤란타임즈가 보도했다. 헴마티 총재는 “1년 6개월 전 한국 경제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동결자금 문제에 대한 지원 및 협력을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최 차관은 카타르 출국을 앞두고 이란 국회의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및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한 추가 설득 작업에 나섰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의 정치 체제 특성상 법무부가 법적인 영역뿐 아니라 이란의 율법 관련한 부분에서도 일정 정도 관여하고 영향력이 있다”며 “이란 의회의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의 경우 (선박을 나포한) 혁명수비대의 고위직 출신”이라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