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노조추천이사제 본격 시동..官治 이어 勞治 우려(종합)

박선미 2021. 1.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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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노조가 오는 2월과 3월 사외이사 두 명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앞서 KB금융그룹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했다가 실패했지만 기업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할 경우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국책은행·금융공기업 등에 노조추천이사제가 정착돼 민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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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1호 나오나 관심집중
국책은행·금융공기업 정착돼 민간 금융권 확산 가능성
경영개입 과도할때 마찰 불가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IBK기업은행 노조가 오는 2월과 3월 사외이사 두 명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노조추천제가 확정될 경우 금융권 첫 도입이다. 향후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 전체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확산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해 관치·정치 금융에 몸살을 앓았던 금융기관의 경쟁력이 노조의 경영개입 확대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다음달 김정훈 사외이사의 임기만료 전에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해 추천할 방침이다. 후보 추천은 일반인에게도 사외이사 추천 기회를 주는 국민공모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노조추천이사제가 노조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와 공익성을 위한 것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으로 정례화 될 수 있도록 노조가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도 추진 중이다. 노조는 지난달 말 개최한 노사협의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안건으로 올려 이미 노사 간 이와 같은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민공모형식으로 절차적 공정성을 갖춰 다음달 노조가 추천하는 후보가 사외이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관변경으로 노조추천이사제의 정례화, 제도화까지가 목표"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은행 최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가능성

업계에서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당시 노조추천이사제 협의·논의를 약속한 데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노동계가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전까지 도입에 노력하기로 합의한만큼 이번엔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KB금융그룹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했다가 실패했지만 기업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할 경우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국책은행·금융공기업 등에 노조추천이사제가 정착돼 민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노조의 경영개입이 정도를 넘어설 경우 경영진과의 마찰이 불거져 업무 추진력과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사항이다. 이미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은 관료, 정치인 출신 고위직 인사 관행으로 경쟁력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치·정치금융에 노조의 거센 입김까지 안고 가야하는 부담이 생긴 것이다.

노동자의 경영참여...부작용은?

기업은행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 지원 업무가 크게 부각된 상황이지만 노사가 수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달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교섭조정을 신청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당시 노조는 파업까지 고려했다.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으로 노조의 입김이 더 세질 경우 노사 간 불협화음이 은행 본연의 업무 차질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기존의 호봉제를 객관적 직무 가치가 임금에 반영되는 직무급제로 전환하는 등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하는 분위기 속에서 더 세진 노조의 입김은 노사 간 불협화음을 부추길 수 있다. 고용 안정성, 급여 등 처우가 일반 직장보다 좋은 금융공기업에 대한 방만경영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이 노조에 휘둘리게 되면 여론의 반발도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윤종원 행장이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조추천이사제는 기관을 경영할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과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경영진의 우려를 반영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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