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월드'..한국, 중국 제치고 2년 만에 조선 수주 1위
한국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수주에서 1위를 달성하며, 2019년 중국에 빼앗긴 수위 자리를 되찾았다. 12일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924만CGT(표준화물선 환산 t) 중 한국은 819만CGT(187척)를 수주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3%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이 793만CGT로 2위, 일본이 137만CGT(7%)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9년보다 33.9% 줄었지만, 이 중 한국만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1위 재탈환은 연말 폭발적인 수주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달 빅3(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계는 285만CGT를 쓸어 담았고, 이는 전 세계 발주량의 73%에 해당한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한국의 3분의 1에 그쳤다.
선종별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은 지난해 글로벌 선사가 발주한 대형 LNG운반선(14만㎥ 이상) 49척 중 36척을 수주했으며, VLCC 41척 중 35척을 가져왔다. 또 스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28척 중 18척을 수주해 선종을 다양화했다.
수주 실적은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달에만 컨테이너선 6척을 비롯해 총 11척 12억6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선가는 내려갔다. 지난해 말 기준 VLCC의 척당 단가는 8500만 달러(약 930억원)로 1년 전보다 7.6% 줄었고, 같은 기간 컨테이너선은 1억200만 달러(약 1100억원)로 6.4% 내렸다. 반면 LNG 운반선은 1억8600만 달러(약 2050억원)로 동일했다.
업계는 올해 한국 조선업이 지난해 바닥까지 내려간 수주 가뭄을 딛고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역대 LNG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인 카타르 프로젝트가 상반기 중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가 상반기 중 초도물량 40~60척 규모의 본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엔 컨테이너·탱커선 발주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빅3 조선사는 카타르 국영회사와 LNG 운반선에 대한 '슬롯 계약(본 계약 전 도크 확보)'을 맺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도 관건이다. 양사 합병이 성사되면 한국은 LNG선 기술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아직 한국을 비롯한 EU·일본 규제 당국의 승인이 남아있다. 중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 등은 양사의 합병을 승인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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