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큼' 섭섭한 주권, KT는 원칙 강조

안희수 2021. 1. 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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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1년 연봉 조정을 신청한 선수는 KT 주권 한 명"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KT 구단은 2020년 연봉 1억 5000만원을 받은 주권에게 7000만원 인상된 2억 2000만원을 제시했다. 주권은 2억 5000만원을 요구했다.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주권은 2012년 이대형(당시 LG) 이후 9년 만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선수가 됐다.

주권은 지난해 정규시즌 77경기에서 6승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리그 홀드왕이었다. 주권은 KT 불펜투수 중 가장 많이 등판했고, 최다 이닝을 던졌다. 팀 투수 고과 1위도 그의 몫이었다.

2019시즌 한 시즌 최다 홀드(40개) 신기록을 세운 키움 불펜투수 김상수는 2020년 연봉 계약 때 전년 대비 1억원이 오른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8시즌 홀드왕 오현택(롯데)은 9000만원 인상된 1억 5000만원에 2019년 연봉 계약을 했다. 2017시즌 홀드 1위 진해수(LG)의 이듬해 연봉은 8000만원 오른 1억 9000만원이었다.

지난 3년의 기록을 보면, 주권도 8000만원 이상의 인상을 기대할 법했다. 그러나 KT는 최초 제시액(2억 2000만원)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KT는 원칙과 형평성을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주권 선수가 2020시즌 불펜진에서 큰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 그러나 (2억 2000만원은) 구단 내부 연봉 고과 시스템에 의해 산출된 금액이다. 다른 선수들도 같은 시스템으로 계약했다. 특정 선수에게 예외를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단과 선수가 끝까지 대립해 연봉 조정위원회가 열린 사례는 리그 역사상 20번이었다. 이 중 선수 요구액이 받아들여진 건 한 번뿐이었다. 류지현 현 LG 감독이 선수 시절이었던 2002년 LG로부터 전년 대비 1000만원 삭감된 1억 9000만원을 제시받았을 때다 조정위원회는 2억2000만원을 요구한 류지현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나머지는 모두 구단 제시액이 최종 연봉으로 결정됐다.

KT는 조정위원회가 내릴 결과보다 선수의 심신 컨디션에 더 신경 쓰는 모양새다. KT 관계자는 "(연봉 조정 신청이) 선수의 권리인 만큼 주권의 선택을 존중한다. 감정 갈등이 생길 일이 아니다"고 했다.

오히려 주권의 눈치를 본 모양새다. 다른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은 이미 지난 10일 완료한 상태였지만, 12일 오후에야 발표했다. 주권이 제외된 명단을 발표하는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많았다. 선수가 그 의미를 곡해할까 우려한 것.

KT는 선수와 구단이 대립하는 모양새로 보이는 걸 경계하고 있다. 이숭용 KT 단장도 "경기가 어려운 시점에 돈 문제로 다투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 선수가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주권과 KT 구단은 오는 18일까지 연봉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조정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오는 25일까지 조정 결과를 발표한다.

한편 2020년 신인왕 소형준(KT)은 지난해(2700만원) 대비 419% 인상된 1억 4000만원에 2021년 연봉 계약을 했다. 소형준은 2년 전 강백호가 세운 KT 구단 2년 차 최고 연봉(1억 2000만원) 기록을 경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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