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석탄 낙제생 日마저도..신재생에너지 强드라이브

권재희 2021. 1. 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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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유럽 17개 공장 전력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전환
2050년까지 세계 100%목표
제조기업도 이례적 청사진 내놔

온난화방지 소극적이던 日

국제사회 경쟁력 잃을까 우려

스가 취임 이후 탈석탄 속도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아사히그룹이 오는 2025년까지 유럽 전체 17개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2050년까지는 전 세계 모든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에서 총 76곳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아사히그룹은 현재 재생에너지 이용률은 8%에 불과하다. 이번에 유럽을 시작으로 2050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동안 정보통신(IT) 분야나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있었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려운 제조기업까지 탈(脫) 석탄사회 실현을 목표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스가 취임 후 탈탄소 속도=탈석탄사회 실현에서 ‘낙제점’을 받은 일본이 변화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국가이지만, 그동안 지구 온난화 방지 대책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본은 이전까지 ‘2050년까지 80% 삭감’ 또는 ‘금세기 후반까지 탈탄소 사회를 조기실현’과 같이 이산화탄소 ‘0’의 시한을 명확히 정하지 않는 등 애매한 태도를 보여왔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23개국은 이미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던 일본이 달라진 태도를 보인 것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첫 공식 연설에서 탈탄소사회로의 전환을 공식 천명하면서부터다. 스가 총리는 지난 10월26일 취임 후 첫 연설인 임시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를 밝히고, 세부적인 실행 계획인 ‘2050 탈탄소 사회실현을 위한 녹색성장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인데, 기한과 목표치 등 구체적인 수치가 담겨있어 이전과는 다른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또한, 실행 계획의 법률로 명문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어 추후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생에너지전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2050년까지 전체 전력의 50~6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치도 명문화했다. 30년 뒤의 발전 구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국가는 영국에 이어 일본이 유일하다.

아울러 2030년 중반까지 일본에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신차 기준)를 전기자동차(EV)와 하이브리드차(HV)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전환속도가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인 도요타가 "이대로라면 일본에서 차를 생산할 수 없다"고 반발할 정도다.

◆일본재계도 동참, ‘챌린지 제로’ 발표=일본 재계도 2050년 탈석탄사회 실현을 위한 프로젝트에 나섰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은 지난달 말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챌린지 제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2050 탈탄소 사회실현을 위한 녹색성장전략’에 대한 후속조치다.

이처럼 일본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인 소니는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에 따라 투자대상을 결정하는 추세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열세는 일본의 외국기업 투자 유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일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실제로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한 기업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사라신앤드파트너스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 보유 주식 중 20%를 팔았다. 그러면서 셸에 서한을 보내 "당신네 회사는 대규모로 화석연료에 투자해서 지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자본은 기후 변화의 원인이 아닌 해결책에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석탄을 사용해 얻은 매출이 25%가 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투자 기업에 기후 변화 관련 친환경 전략을 발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기후 위기가 곧 투자 위기"라며 "이 문제를 고민하지 않는 국가와 기업은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日 정부, ESG 경영상황 공시 제도 마련=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일본 기업의 EGS 경영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제도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그 자금을 다시 탈석탄 사회 실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일본 정부는 ‘녹색 국내총생산’과 같은 환경적 요인을 반영한 경제지표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스가 총리는 "글로벌 녹색투자자금을 일본으로 끌여들여 고용증대와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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