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쏠림..강세 지속하기 힘든 피로감 쌓인 증시[자산버블 경고음]

송화정 2021. 1. 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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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삼성전자가 시장 이끌어
현대차·카카오 등도 랠리 이어가
개인투자자 주식 투자 열풍 영향
가파른 상승만큼 거품우려도 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우 기자]LG전자가 상한가를 가고, 현대차가 20% 넘게 급등한다. 주식시장에 대형주들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대형주들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피로감이 쌓인 만큼 현재같은 강세가 오래 지속되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주의 강세는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9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201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9.6% 상승한 수준이다. 전일 장중 한때 9만6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484만원까지 치솟은 셈이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8만전자’ 벽을 넘어섰다. 전날 종가 8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8.9% 상승했다. 올해 반도체 업계 초호황이 기대되는 한편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에 투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도 가파른 상승세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28.9% 상승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중 압도적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율 10.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시가총액 순위도 지난 4일 9위에서 11일 5위로 4계단 올랐다. 현대모비스도 올들어 22.8%나 상승하며 시총 10위(우선주 제외시)에 진입했다. 지난 8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이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투심은 여전히 장밋빛 기대감을 키웠다.

카카오(14.4%)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랠리를 벌였다. 지난해 4분기 광고와 커머스 매출액의 성장과 모빌리티, 웹툰 등 콘텐츠, 핀테크(금융+기술) 부문 수익성의 개선으로 올해에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자 투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금융 관련 자회사들의 상장도 여전히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날 코스피가 170포인트가량 출렁이는 변동성이 나타났음에도 4.38% 상승 마감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밖에 SK하이닉스(5.56%), LG화학(12.3%), 삼성바이오로직스(2.05%), 네이버(NAVER·5.5%), 셀트리온(7.6%), 삼성SDI(8.8%)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연초 대비 오름세를 나타냈다.

대형주 랠리에 코스피 상위 시총 10위 대형주들의 시총 합계도 10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4일 986조5893억원에서 전날 1081조8284억원으로 9.65% 상승한 것이다. 이들이 국내 증시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연초 40.8%에서 42.25%로 뛰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시총이 500조원을 돌파, 543조원에 달했다. LG화학은 연초 62조원에서 70조원으로 불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총 톱10>톱20>톱50>톱100으로 수익률이 정배열 관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수익률로 봐도 마찬가지"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대형주 플레이가 계속 진행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형주의 강세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 때문이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개인들이 비교적 익숙한 대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유동성 장세에서는 손쉽게 사고 손쉽게 파는 종목이 중요한데 중소형주는 원하는 가격대에 사고 파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 분석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를 3조8029억원어치 쓸어담으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밖에 삼성전자우(6054억원), 현대모비스(3045억원), SK하이닉스(2462억원), 셀트리온(2435억원), 삼성SDI(2211억원), 현대차(1705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아직 실적 개선 확인 전에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거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무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대형주의 질주가 길게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미쳤는데 이전 같으면 주가가 크게 빠질 사안임에도 유동성이 끌어올려버렸다"면서 "가격적으로 이미 너무 오른 상태로 추가적으로 더 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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