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진욱, 盧탄핵 기각 비판했다.."이러면 파면 불가능"

현일훈 2021. 1.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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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과거 논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 결정에 대해 “탄핵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봤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헌법재판연구관이던 2017년 8월 학술지인 저스티스에 실은 논문을 입수해 전체 내용을 11일 공개했다. 『탄핵요건으로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중대성』이란 제목으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건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비교·분석하며 학술적 시각을 개진한 글이다.

김 후보자는 도입부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헌재는 세 가지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하고서도 법 위반이 중대하지 않다는 이유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법 위반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탄핵했다”고 썼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뉴스1


이어 탄핵 소추 요건인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헌법 제65조 1항)를 언급하면서 “헌재가 노 전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헌법·법률 위반을 뭉뚱그려서 ‘법 위반’이라고 통칭하고 중대성 판단을 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헌재가 헌법의 문언에 충실하게 ‘헌법이나 법률 위배’를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적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2004년 탄핵 기각 결정 이유였던 “의회제나 선거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역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등을 거론하면서 “이는 탄핵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본 것으로 사실상 파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해석”이라고 했다. “현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헌법에 역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를 외부에 피력하는 지도자는 있을 수 없다”는 게 김 후보자가 든 이유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2월 회견에서 했던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달라”등의 발언 때문에 중립의무 위반 등으로 탄핵 소추됐지만, 헌재는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했다”면서도 능동성·계획성 등을 따져볼 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며 기각했다.

반면 2017년 3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 심판대에 선 박 전 대통령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 행위를 했다”며 파면했다.

김 후보자는 법 위반의 중대성 기준에 대해선 “행위자의 동기나 목적이 나쁠수록(예컨대 반대세력 탄압 등), 그리고 과실보단 고의에 의한 위반행위일수록, 헌법질서의 무시로부터 헌법질서에 대한 적대적인 의사나 태도로 나감에 따라 법 위반의 중대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김 후보자가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을 대통령 탄핵의 요건으로 인식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공수처를 야당 인사 탄압용으로 쓴다면 이는 거꾸로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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