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비서' 추대된 김정은.. 김여정, 후보위원서 두 번째 탈락

손재호 2021. 1. 1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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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집권 10년 차에 할아버지·아버지와 같은 반열에 오르면서 이른바 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선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이번 당 인사에선 김 위원장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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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0년차에 조부·아버지와 동급
선대 후광 벗어나 '자기 정치' 시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노동당 대회 6일차 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집권 10년 차에 할아버지·아버지와 같은 반열에 오르면서 이른바 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선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최고권력기관인 당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노동신문은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의 공식 직함을 5년 만에 ‘위원장’에서 ‘총비서’로 바꾸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당 총비서 반열에 올라섰다.

집권 10년 차에 들어선 김 위원장이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이제 선대의 반열에 올라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앞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 지도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선출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그가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대신해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김 제1부부장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김 제1부부장이 갖는 정치적인 위상까지 강등됐을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직후 탈락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다시 후보위원으로 올라섰다. 일각에선 김 제1부부장이 북한판 국가안보회의(NSC) 등 새로 신설될 조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당 인사에선 김 위원장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그는 정치국 위원직을 거치지 않고 초고속으로 상무위원에 진입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도 임명됐다.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김 위원장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봉주(82) 국무위 부위원장과 최부일(77) 당 군정지도부장은 은퇴했다. 대신 60대 ‘젊은 인사들’이 당 주요 보직에 전면 배치됐다.

이번 인사에서 대남·대미 라인 인사의 당내 입지도 약화됐다.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대미 핵심라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대남 업무를 총괄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직위·직책이 강등됐다. 최 제1부상은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앉았다.

김영철 전 부위원장은 정무국에서 비서국으로 바뀐 체제에서 비서(옛 부위원장) 명단에 들지 못했다. 김일성·김정일 체제에서도 높은 서열을 자랑했던 대남비서 자리가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사라진 것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통전부장직만 다시 맡게 됐다. 강등설이 나돌았던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11명의 후보위원 가운데 맨 마지막에 호명됐다.

대중국 라인에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중국통으로 손꼽히는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이 이번에 당 부장으로 임명됐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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