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비서' 추대된 김정은.. 김여정, 후보위원서 두 번째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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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집권 10년 차에 할아버지·아버지와 같은 반열에 오르면서 이른바 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선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이번 당 인사에선 김 위원장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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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후광 벗어나 '자기 정치' 시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집권 10년 차에 할아버지·아버지와 같은 반열에 오르면서 이른바 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가 본격화됐음을 선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최고권력기관인 당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며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노동신문은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의 공식 직함을 5년 만에 ‘위원장’에서 ‘총비서’로 바꾸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당 총비서 반열에 올라섰다.
집권 10년 차에 들어선 김 위원장이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기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이제 선대의 반열에 올라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앞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 지도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선출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그가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대신해 대남·대미 문제를 총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김 제1부부장에게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김 제1부부장이 갖는 정치적인 위상까지 강등됐을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직후 탈락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다시 후보위원으로 올라섰다. 일각에선 김 제1부부장이 북한판 국가안보회의(NSC) 등 새로 신설될 조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당 인사에선 김 위원장의 그림자로 불리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그는 정치국 위원직을 거치지 않고 초고속으로 상무위원에 진입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도 임명됐다. 공식 서열은 5위이지만, 김 위원장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봉주(82) 국무위 부위원장과 최부일(77) 당 군정지도부장은 은퇴했다. 대신 60대 ‘젊은 인사들’이 당 주요 보직에 전면 배치됐다.
이번 인사에서 대남·대미 라인 인사의 당내 입지도 약화됐다.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대미 핵심라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대남 업무를 총괄했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직위·직책이 강등됐다. 최 제1부상은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앉았다.
김영철 전 부위원장은 정무국에서 비서국으로 바뀐 체제에서 비서(옛 부위원장) 명단에 들지 못했다. 김일성·김정일 체제에서도 높은 서열을 자랑했던 대남비서 자리가 이번 당 대회를 기점으로 사라진 것이다. 김 전 부위원장은 통전부장직만 다시 맡게 됐다. 강등설이 나돌았던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하긴 했지만, 11명의 후보위원 가운데 맨 마지막에 호명됐다.
대중국 라인에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중국통으로 손꼽히는 김성남 국제부 제1부부장이 이번에 당 부장으로 임명됐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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