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신년사 지나친 낙관론 아니길.. 성과로 증명해야

입력 2021. 1. 12.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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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1일 신년사는 국정 전반에 대한 새해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취지에 비춰봤을 때 새로운 비전이 별로 안 보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도 아직 부족해 보였다.

'회복·포용·도약의 해'를 국정 목표로 내걸었지만 기존에 나온 정부 정책을 거의 그대로 나열한 정도에 그치다 보니 실망한 국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처음 사과했지만 고통받는 많은 국민을 감안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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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1일 신년사는 국정 전반에 대한 새해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취지에 비춰봤을 때 새로운 비전이 별로 안 보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에도 아직 부족해 보였다. ‘회복·포용·도약의 해’를 국정 목표로 내걸었지만 기존에 나온 정부 정책을 거의 그대로 나열한 정도에 그치다 보니 실망한 국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분열이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절실한 국민통합과 협치의 메시지가 빠진 것도 아쉽다. 대외정책과 관련해서도 북한, 일본을 비롯해 주변국들을 움직일 만한 내용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선 3000선을 넘은 주가지수와 수출 회복세 등의 지표를 거론하며 강하고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의 경제 회복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판 뉴딜이 본격화되면 전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다 이뤄지기만 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일부 수출기업의 성과만으로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는 게 아닌지도 경계해야 할 테다. 야당 평가대로 ‘좋은 말 대잔치 신년사’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런 말들을 반드시 이른 시기에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처음 사과했지만 고통받는 많은 국민을 감안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사과였다. 1년 전 신년사에서 선언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결국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성 있는 공급확대 대책을 마련하고, 전월세가 인상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바짝 나서야 한다. 차후라도 정책이 안 먹힐 경우 고집스레 밀어붙이지 말고, 과감히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경제 다음으로 남북 관계에 가장 많이 할애했지만 동어반복 수준이었다. 북측에 코로나 방역 협력을 또 제안했고, 비대면으로라도 대화하자고 요청했다. 남북이 기존 합의를 잘 이행한다면 ‘평화·안보·생명공동체’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 남북 관계가 판문점 선언 이전 단계이고 방역 협력은 비본질적 문제라고 폄하한 걸 감안하면 현실성이 퍽 떨어지는 제안이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언급에 그쳤다. 꽉 막힌 남북 및 한·일 관계를 풀려면 북한과 일본부터 달라져야겠지만, 신년사의 이런 공허한 레토릭으로 과연 그들을 변화시키고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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