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플랫폼 강제 퇴출
지난 6일 폭도들의 미 국회의사당 점거사태를 선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인터넷 플랫폼에서 강제 퇴출당하고 있다. 트위터가 8800만 명이 넘는 트럼프의 개인계정을 영구 정지한 데 이어, 페이스북이 트럼프의 계정을 무기한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과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도 트럼프나 트럼프 지지자 그룹과 관련된 계정을 폐쇄했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떠나 극우 지지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인 ‘팔러(Parler)’로 이동하려 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구글과 애플이 팔러를 퇴출시켰고, 아마존도 서비스 호스팅을 중단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이 취임하는 20일까지는 미국의 대통령이다. 하지만 각종 인터넷 플랫폼이 트럼프의 계정을 막아버리면서 그가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접점이 사라져버렸다. 물론 언론사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거나 담화문을 발표하는 방법은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동안 CNN,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사들을 모조리 “가짜 뉴스”라 부르며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유권자들과 직접 대화하는 방법을 선호했다. 자신의 주장을 팩트체크하는 매체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투표를 통해 선출된 정치 지도자의 발언을 사기업이 함부로 삭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던 온라인 플랫폼들이 트럼프의 임기가 끝나가고, 무엇보다 의회를 상대로 한 폭력을 선동하는 일이 발생하자 마침내 대통령의 플랫폼 강제퇴출을 결정한 것이다. 정치인과 국가 기관들이 제지하지 못한 트럼프의 언행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온라인 플랫폼들이 제한한 셈이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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