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우리나라 첫 국가공원, 글로벌스탠다드 만들어 미래 세대에 남겨야"

2021. 1.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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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년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용산공원' .. 유홍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에게 듣는다
용산 미군기지 단계적 반환거쳐
도심 속 자연을 원래 상태로 복원
국민참여단 300명 선정, 의견 수렴
2027년 완전한 시민의 휴식처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을 맡아 국민 참여형 용산공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시멘트 블록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그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했던 ‘용산 미군기지’가 희망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

과거 약 115년간 외국군 주둔지였던 용산 미군기지가 공원이 돼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용산공원은 한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보통 공원 조성과 운영은 지자체 업무지만, 용산공원은 역사적 상징성 등을 고려해 국가가 서울시와 협력해 조성·운영한다.

지난해 8월 개방된 옛 미군 장교 숙소, 지난달 반환된 스포츠필드를 시작으로 앞으로 단계적으로 반환될 용산기지는 오는 6월까지 공원 조성 실행 계획을 확정한다. 생태계 복원, 녹지 조성 등을 거쳐 자연과 역사를 치유하는 미래세대 공원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19년 9월 정부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개정해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격상하고 역사·문화, 공원기획, 생태·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는 한국이 지나왔던 근현대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온전한 영토 회복으로 역사와 자연을 치유하고 미래를 담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을 맡아 국민 참여형 용산공원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5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홍준 교수 약력=▶서울대 미학과 졸업 ▶영남대 조형대학 교수 ▶제3대 문화재청 청장 ▶현재 명지대 석좌교수 ▶2019년 12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

-용산공원의 역사적 사회적으로 의미는.

“용산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추진된다. 용산공원은 규모나 위치는 물론 국민의 체감하는 부문까지 지자체 국립공원과 다르다. 앞으로도 국토부가 직접 관할하는 국가공원이 생기기는 힘들 것이다. 용산공원이 1호이자 유일할 것으로 본다. 향후에 한반도가 통일되고 비무장지대가 개방된다면 국가공원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정도다. 지난 100여 년을 참고 지내왔던 역사와 전쟁 후유증을 넘어서 용산공원이 근현대사를 지닌 생태공원으로서 서울의 허파가 될 전화위복의 땅이 됐다.”

-현재 용산공원 내에는 어떤 볼거리나 유서 깊은 건물이 있나.

“우선 남산에서 만리동을 거쳐서 내려오는 개천인 ‘만초천’이 있다. 개발되지 않고 자연 생태계의 물줄기가 남아 있다는 게 큰 자산이다. 만초천은 인왕산에서 발원해서 서울역 앞 만리천을 거쳐 원효로로 흘러가는 개천이 그대로 살아 있어 생태자연 공원으로 조성이 가능하다. 남아있는 90개 정도의 건물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미 8군사령부는 군대 건물로 기능적으로 우수하다. 박물관이나 문화시설로 재활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조선시대 역대 임금들이 기우제를 지냈던 ‘남단’이 있다. 지금은 유구로 추정되는 일부 석물이 남아있다. 그 밖에도 한미연합군사령부, 사우스포스트벙커, 용산총독관저터, 용산위수감옥 등이 남아 있어 전시와 문화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도심 공원으로 세계에서 견줄 만한 사례가 있다면.

"용산공원은 미국 뉴욕의 센터럴파크나 영국을 대표하는 런던의 하이드파크에 준하는 공원이 될 것이다. 약 100만 평에 달하는 복합적인 생태공원으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게 된다. 이런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추진하는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용산공원을 멋있게 완성한다면 ‘한국이 문명국가답게 글로벌스탠다드를 만들었다’는 좋은 선례를 미래 세대에게 남겨야 한다.”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한 국민 의견 수렴은.

"지난달 300명의 국민참여단을 선정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오는 6월까지 6개월간 활동하면서 용산공원 조성과 관련된 논의 및 국민의 의견수렴 활동과 국민 소통 활동을 하게 된다. 공원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생기지 않도록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더라도 전문가 의견과 함께 과정에 대한 검증 작업을 더욱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다. 현재 용산공원의 새 이름을 정하기 위해 다섯 개의 후보 이름을 놓고 용산공원 명칭 대국민 투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용산공원·용산국가공원·용산늘품공원·용산미르뫼공원·용산열린공원이 후보 이름이다. 수상작은 투표결과와 심사위원 평가를 종합해 선정하게 된다.”

-언제쯤 시민이 용산공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나.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부분 개방 부지 전체시설을 휴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부분 개방은 물론 정기적으로 버스투어도 진행할 예정이다.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조만간 시민 곁으로 찾아갈 것이다. 용산공원이 완전한 모습을 갖추는 시기는 2027년이 목표다. 미군의 반환 시점이 늦어져서 미뤄질 가능성도 있지만 90% 이상 철수하게 될 3년 뒤 정도면 완전한 시민의 휴식처가 될 것이다.”

중앙일보디자인=송덕순 기자 song.deoks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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