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치솟는 골프장..홀당 100억원 찍나

성호준 2021. 1. 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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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수요 늘자 부동자금 몰려
지난해 홀당 95억원에 팔려 주인이 바뀐 사우스 스프링스 골프장. [사진 사우스 스프링스]

요즘 골프장은 ‘3.3㎡(1평)당 얼마’로 계산하는 아파트처럼, ‘홀당 얼마’로 가치를 매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처럼 골프장 값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두산이 매각한 클럽모우(27홀)는 1850억원이었다. 입지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홀당 50억원에도 팔리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었는데, 홀당 6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주인이 바뀐 안성Q는 1400억원대로, 홀당 78억원 선이었다. 지난해 12월 경기 이천 사우스 스프링스는 지분 100% 기준으로 1721억원에 팔렸다. 홀당 95억원꼴이다.

곧 홀당 100억원 넘는 골프장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다.

2016년까지도 골프장은 애물단지였다. 홀당 40억원 선에도 안 팔렸다. 그러나 골프장 이용자 급증으로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부동 자금이 골프장으로 몰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데다, 안전성 덕분에 주목 받으면서 골프장 가격이 급등했다.

골프장 거래에 정통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가 평당 3000만원 됐을 때 다들 ‘미쳤다’ 했다. 지금은 1억원도 넘고, 더 오른다고 한다. 골프장도 공급이 적어 더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골프장 매입을 검토하다가 포기한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올라 투자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 퍼블릭 골프장은 강남 아파트와 달라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미래야 어떻든, 이미 골프장을 매입한 쪽은 ‘대박’을 쳤다. 안성Q는 7년 만에 가격이 두 배가 됐다. 사우스 스프링스는 인수 후 전문 경영자를 영입 퀄리티를 높였고 4년 만에 50%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11개의 골프장을 비교적 싸게 사들인 골프존은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 보유 골프장 가격이 뛰면서 자산가치가 커져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된 경우도 있다.

한 골프장 CEO는 “사모펀드 등은 골프장을 레저업이 아닌 부동산업으로 본다. 단기 조정은 있겠지만, 각종 공제회에서도 뛰어들어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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