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국선 탈락, 중앙위선 건재..'넘버 2' 김여정 위상 알쏭달쏭

정용수 2021. 1.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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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곁에서 '리베로' 가능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노동당의 핵심 그룹인 정치국에서 탈락했다. 북한 매체들은 11일 전날(10일) 진행된 8차 당대회의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등 중앙지도기관 선거(임명) 결과를 전했다. 이에 따르면 김여정은 당의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정치국 구성원에서 제외됐다. 그는 이번 당대회 기간까지도 정치국 후보위원 직책을 유지했다.

북한 노동당 주요 인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간 김여정은 공식 직책이 후보위원이었지만 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하며 북한 정권의 ‘넘버 2’로 평가받았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당시 북측과 협의할 사안이 있어 대남 정책 총괄인 김영철 부위원장(당시)에게 얘기했더니 ‘내가 하면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김여정 동지에게 직접 얘기해 보라’고 하더라. 김여정에게 얘기했더니 금방 해결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간부 명단에서 이름이 빠지며 김여정의 위상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여정과 함께 김 위원장의 문고리 권력으로 여겨졌던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 겸 조직비서로 수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은 당의 지도 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 139명 중 21번째로 호명됐다. 그가 정치국에서 제외됐지만 중앙위 위원으로서 당 활동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김여정은 이전에도 후보위원에서 빠졌다가 다시 진입한 경우가 있다”며 “그가 서기실 등 11일 공개되지 않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역할을 맡았거나 조만간 다른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이 ‘정규 권력’의 틀로 나서기엔 시기상조인 만큼 리베로식으로 김 위원장 곁을 지키며 역할과 위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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