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100명이 내다본 올해 대한민국 운명은요~

박수호·정다운·나건웅·박지영 2021. 1. 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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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 아침이 밝았다.

코로나19 사태의 끝이 안 보이다 보니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기업인은 물론 일반인도 한 해 계획 잡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곳곳서 터져 나온다. 서점에 수많은 전망서가 쏟아져 나오지만 속 시원히 해답을 주는 책은 잘 없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변수 앞에서는 경제, 과학 분석과 예측도 초라해져버리고 만다.

이런 때 오히려 복닥복닥 성업 중인 곳도 있다. 역술인 사무실이다. 복잡성의 시대, 차라리 ‘역술인’에게 답을 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인식에서다.

매경이코노미는 신축년 새해를 맞아 역술인 ‘100명’에게 2021년 대한민국 운세를 물었다. 기존에 수없이 진행됐던 언론 인터뷰처럼 역술인 개개인 의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설문조사를 통해 역술인 공통 의견을 추려봤다. 국내 최대 역술인 플랫폼 ‘출장도사’에서 활동 중인 역술인 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신축년 새해 국내 경제 전망을 비롯해 정치, 국제 정세 등 총 15개 질문을 던졌다. 다만 역술인 견해는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예측일 뿐이다. 흥미로운 읽을거리 이상의 의미 부여는 삼가주시길.

▶2021년 한국 경제 ‘상저하고’

▷“경제성장률 3% 넘을까” 76% 부정적

역술인이 바라보는 2021년 대한민국 경제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2021년 경제성장률 3% 넘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전체 76%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3.2%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신점’ 분야 역술인들이 특히 어둡게 본다. 3%를 넘길 수 있다고 본 신점 역술인은 단 2명뿐이다.

하지만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신점 역술인 ‘천무희궁’은 “신축년 초 최악의 경제 상황이 초래되지만 10월 이후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코로나19 역시 그쯤부터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로 역술인 ‘달요정타로’ 역시 “1월과 2월에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11월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12월에는 그간의 역경을 딛고 일어나 국민이 행복을 만끽하는 운세”라고 말했다. 신점 역술인 ‘매화아씨’는 “소가 처음에는 느리지만 이후 결과로 놓고 보면 빠르게 걷듯이 한국 경제도 상반기 운은 혼란기 운이며 중·하반기에 기운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를 비롯한 국운 전체가 상승기라고 보는 역술인도 있다. 역학 역술인 ‘정석’은 “올해는 한국이라는 큰 나무에 자갈이 생겨 뿌리가 튼튼히 내리고 태양이 떠서 꽃을 피우니 번성한다. 국운 상승의 한 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집값 안정, 특히 정부 숙원인 ‘강남 집값 잡기’는 올해에도 요원할 것 같다. ‘올해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를 것’이라 보는 역술인이 전체 65%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31%) 2배를 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역학 역술인은 “서민은 더욱 힘들어지고 돈 많은 사람은 호가호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며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점쳤다.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인 ‘비트코인 4만달러 돌파’ 여부에는 부정적인 응답을 한 역술인이 다수다. 올해 안에 4만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가 전체 62.5%로 4만달러 돌파가 가능하다(32.3%)는 의견을 낸 이보다 더 많다.

물론 역술인 말을 무조건 맹신하기는 어렵다. ‘코스피 3000 돌파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이가 45.4%, 부정적 답변은 47.4%로 팽팽했다. 하지만 설문조사가 끝나고 10일 후인 지난 1월 6일 코스피는 이미 3000선을 돌파했다.

▶“남북관계 개선 어렵다” 66%

▷美北 정상회담·도쿄올림픽 안갯속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어떤 식으로 흘러갈까.

먼저 2021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가 더 많다. 응답자 66%가 ‘올해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역학 역술인은 “올해는 남북관계가 그대로 멈춰서는 운이다. 임인년(2022년)이 지나야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차기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상반기에 도발을 감행할 것이다. 이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 개입한 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답한 역술인도 있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미북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전망되고 있는 상황.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전체 44명은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48명은 열리지 못할 것으로 점쳤다.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이도 몇 있다. 한 역술인은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둘 의견이 워낙 첨예하게 엇갈리는 탓에 오히려 트러블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상회담 일정 조율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신점 역술인은 “날짜가 한 번 이상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타로 역술인 역시 “4월에 열릴 것 같은 촉이 오기는 하지만 결실(개최)은 7월에 맺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 연내 개최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체 64.9%가 ‘정상 개최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종목 수를 줄인 축소 개최” “관중이 없는 비대면 대회”로 열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도 일부 있었다.

어떻게 조사했나

국내 최대 역술인 플랫폼 ‘출장도사’ 온라인 설문

국내 최대 역술인 플랫폼 ‘출장도사’에서 설문을 진행했다. 출장도사는 1:1 영상 음성 통화 기반 ‘언택트’ 점술 상담 플랫폼으로 검증된 역술인만 540명 이상 입점해 있다. 출장도사 입점 역술인 중 100명이 이번 설문에 응했다. 응답자 100명은 다양한 역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신을 섬기며 길흉을 점치는 무당인 ‘신점’ 역술인이 39명, 명리학 전문가 ‘역학’ 부문이 33명, 타로카드로 미래를 예언하는 ‘타로’ 전문가가 28명이다.

참고로 출장도사는 다른 유저가 남긴 상담 후기와 별점을 참고해 원하는 역술인으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역술인판 쇼핑몰이나 배달 중개 플랫폼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반년이 채 안 됐지만 누적 앱 다운로드 약 6만건, 월간순이용자수(MAU)는 3만명을 웃돌 정도로 최근 반응이 뜨겁다.

[박수호·정다운·나건웅·박지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2호 (2021.01.13~2021.0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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