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사장님 배달 이익 올리기 '꿀팁'은 바로 이것

나건웅 2021. 1. 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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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달은 선택 아닌 필수다. 매장 영업 자체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홀 영업만 고집하던 음식점 자영업자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무작정 배달을 시작하면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배달 장사 마진이 워낙 박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손익 분석 없이는 하루 종일 바삐 배달 음식을 팔아치워도 오히려 적자를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손익 분석 없이는 아무리 배달 음식을 많이 팔아도 적자가 날 수 있다. 배달 장사 마진 자체가 워낙 박한 탓이다. <매경DB>

▶배달 장사는 왜 덜 남을까

▷배달 수수료, 포장 등 추가 비용

배달 마진이 박한 이유는 명확하다. 추가 투입 비용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부담은 ‘배달 플랫폼 사용료’, 흔히 말하는 ‘배달 수수료’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입점해 매장을 노출하려면 사용료를 내야 한다. 앱마다 수수료가 다르지만 통상 ‘매출 20% 정도(결제 수수료 포함 기준)’로 잡는 것이 보통이다. 배달 대행 기사 ‘라이더’에게 내야 할 돈도 있다. 배달 주문(콜) 한 건당 적게는 2000원, 많게는 4000원까지 자영업자가 부담한다.

배달 대행 업체에 지불하는 ‘관리비(가맹비)’도 있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라이더를 관리하는 배달 대행 업체 지사와의 계약이다. 사업 지역과 매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월 10만원 이상 내야 한다. 배달 대행 업체와 계약이 번거롭거나 비용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자는 ‘배민라이더스’나 ‘요기요익스프레스’처럼 배달까지 대신 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 일반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보다 수수료가 비싸다.

이 밖에도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음식을 담는 데 필요한 포장 용기 비용, 그리고 이제는 ‘상시 이벤트’로 자리매김한 ‘리뷰 이벤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배달앱에 리뷰를 달아주는 조건으로 손님에게 음료나 음식을 서비스해주는 것을 말한다.

배달 장사에 추가로 드는 비용은 구체적으로 얼마 정도일까.

서울 신림동에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김지훈 씨(가명) 사례를 살펴보자. 김 씨가 1만원짜리 크림 파스타를 팔았을 때 원가는 2000원, 김 씨가 주로 이용하는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이용료는 전체 4500원이다. 라이더 배달비(약 3000원)와 쿠팡이츠 중개 수수료(1000원), 여기에 기타 부가세와 카드 수수료를 포함한 금액이다. 일회용 포크, 냅킨, 비닐, 파스타와 피클을 담는 용기 등 포장에 필요한 비용을 다 더하면 500원 수준. 여기에 리뷰 이벤트로 증정하는 서비스 음료·음식 원가가 평균 300원 정도다. 원가를 제외하고 배달에 추가로 드는 비용만 5300원. 김 씨 수중에 남는 돈은 2700원뿐이다.

▶배달 마진 높이려면

▷세트·배달팁·앱 선정 고민 필요

마진이 박하다고 배달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 배달 마진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객단가를 높여야 한다. 비싼 메뉴를, 한 번에 많이 팔수록 마진이 오른다. 1만원짜리 음식을 두 번 배달하기 보다 2만원짜리 음식을 한 번에 파는 편이 낫다는 의미다. 앞서 김 씨가 1만원짜리 파스타를 팔 때 수익률은 27%였다. 하지만 파스타 2개, 총 2만원어치를 한 번에 팔았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은 두 배 정도 오른다. 매출이 두 배 올랐지만 쿠팡이츠 사용료가 4500원에서 5200원으로 약 700원밖에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배달 1건당 중개 수수료(1000원)와 배달비(약 3000원)는 음식 가격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다. 객단가가 높아질수록 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다. 배달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매장에서 파는 음식보다 가격을 높이거나,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을 높이거나, 세트 메뉴를 잘 구성하는 것이다.

배달 숍인숍 브랜드를 160개 이상 운영 중인 임정훈 FNB히어로 대표는 “음식 가격이나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을 높이면 소비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가격 저항 없이도 객단가를 높이는 세트 메뉴 구성을 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공유주방 ‘영영키친’을 운영하는 조영훈 대표는 “매장 음식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도 고민해볼 만하다. 실제 많은 매장에서 배달 시 많게는 2000원까지 음식 가격을 올려 받는다”고 말했다.

주력으로 사용할 배달 플랫폼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고 마진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배달앱 서비스는 저마다 수수료 책정 방식이 다르다. 배달의민족은 이른바 '깃발 꽂기'로 알려진 '울트라콜(월 8만8000원)' 광고비를 수수료로 받는다. 예를 들어 매출이 얼마가 됐든 깃발을 열 개 꽂으면 한 달에 88만원을 내면 된다. 반면 '배민라이더스'는 정률제다. 수수료로 전체 매출 16.5%를 떼어간다.

예를 들어 월 1억 매출을 내는 가게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깃발 10개를 꽂았다면 월 수수료 88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배민라이더스를 선택했다면 수수료 16.5%를 적용해 1650만원을 내야 한다. 배민라이더스 수수료에 라이더 배달비가 포함된 것을 감안해도 수수료 차이가 극명하다.

하지만 월 배달 매출이 1000만원인 가게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민라이더스 수수료는 165만원으로 확 준다. 라이더에게 내는 배달비만 160만원(주문 수 약 400건 가정 기준)에 육박하는 일반 배달의민족 서비스보다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 요약하자면 배달 매출이 크면 클수록, 또 같은 매출 대비 콜 수가 적을수록 배민라이더스보다 배달의민족이 유리한 셈이다.

이 밖에 요기요(12.5%, 부가세 별도), 요기요익스프레스(12.5%+건당 2900원), 쿠팡이츠(배달비 포함 대략 건당 5000원) 등 다양한 배달 플랫폼 수수료 계산법을 고려해 본인 매장에 맞는 앱 서비스를 선택해야 한다.

점주 배달 교육을 위해 최근 1년간 직접 배달 전문점을 운영했다는 박영우 투고샐러드 대표는 “초반에는 배달앱을 이것저것 써보다 이제는 우리 매장 상황에 가장 잘 들어맞는 ‘배달의민족’ 하나만 쓴다. 광고도 무조건 많이 할 필요가 없다. 배민 깃발 꽂기를 10개에서 최근 2개까지 줄였다. 재주문율이 90% 가까이 되기 때문에 앱 노출이 많은 것보다는 단골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배달 전문점, 열어도 될까

▷오픈 전 배달 대행 업체 확인 필수

매장에는 파리만 날리고 배달 주문만 계속 들어온다? 비싼 임대료 주고 넓은 매장 놀리기가 아까운 자영업자는 아예 ‘배달 전문점’ 창업을 꿈꾸기도 한다. 홀 매장 없이 주방 하나만 놓고 배달로만 가게를 운영하는 형태다.

배달 전문점 창업은 분명 장점이 많다. 초기 창업 비용이 싸고 인건비가 저렴하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하나 지상 2~3층에 열어도 문제없고 서빙·주문 접수 인건비도 아낄 수 있다.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배달 전문점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로드숍 2개, 배달 전문점 1개를 운영하는 김의준 토스토스 대표는 “로드숍과 비교하면 배달 전문점은 권리금과 임대료가 많게는 10분의 1 수준이다. 손님이 찾아올 일이 없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3분의 1 정도밖에 안 든다. 손님을 직접 맞이하는 등 감정 노동 강도도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준비 없는 배달 전문점 창업은 ‘필패’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배달 경쟁이 워낙 치열해진 데다 라이더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는 탓이다.

“워낙 배달 음식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제 소비자 입맛이 올라갔다. 최근 생긴 신생 배달 전문점 중에서는 배달 대행 업체들이 계약을 거부한 탓에 손가락만 빨고 있는 곳도 꽤 있다. 오프라인 음식점을 운영하며 배달 감각을 익힌 후 배달 전문점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조영훈 대표의 당부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2호 (2021.01.13~2021.01.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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