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출 과열 우려..금융당국, 은행들에 '관리' 또 강조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과 긴급 점검회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최선 다해달라" 당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새해 들어 은행권 대출 수요가 폭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에 대출 관리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주요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신용대출 등 은행별 대출액과 용도를 포함해 가계대출 현황을 파악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 추이와 원인을 살피고, 각 은행의 대출 목표치를 재점검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관리 지속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은행권은 월별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계획 준수와 함께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금감원은 특히 1억원을 넘는 고액 신용대출 사례가 얼마나 되는 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득ㆍ고신용자들의 부동산 투자 등 비(非)생활자금 용도 고액 신용대출을 ‘핀셋규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적인 입장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또 다시 관리 강조를 지적한 것은 새해 들어 7일 만에, 영업일을 기준으로 하면 4일 만에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4500억원 넘게 급증했기 때문이다. 신규 마이너스 통장 건수는 7400개를 웃돌았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통상 1월에는 연말 성과급이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신용대출 수요는 줄고 예·적금 잔액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가 주식과 부동산의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초 대어급 업체들의 기업공개(IPO)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과도한 자금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세가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폭등'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과도한 대출이 부실을 초래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