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기도민에 10만원씩..의회도 "재난기본소득 도입" 제안

최모란 입력 2021. 1. 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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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장현국 의장 등이 경기도에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도민에게 10만원의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달라"고 경기도에 공식 제안했다. 지역개발기금 등을 활용하면 지방채 발행 없이도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의회의 판단이다.


경기도의회 10만원 재난기본소득 제안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용인3)과 문경희 부의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2), 박근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왕1)은 11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안 내용을 설명했다. 장 의장은 "코로나19로 지친 도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살림살이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 줄 경기부양책"이라며 2차 재난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재난기본소득은 지난해 4월 경기도가 코로나19로 악화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내놓은 대책이다. 전 도민(1339만여 명)에게 지역화폐로 10만원씩 지급했다.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이후 카드사 소비금액 등을 분석한 결과 약 1.85배의 소비 견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소비한 이후 8만원을 더 썼다"는 주장이다. 특히 "재난기본소득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면서 골목상권 등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경기지역 화폐 .경기도

기금 예치금 활용해 지방채 발행 없이 예산 확보

경기도의회도 이 통계를 근거로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1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당시처럼 1조4000억원(도민 1인당 10만원+부대비용)으로 추산했다. 문 부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경기도의 재정현황을 분석했는데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 등 각종 기금 예치금만을 사용하면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관련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회는 단,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시기에 대해선 "소비 확대가 외부 활동으로 이어져 방역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발생하면 안 된다"며 "집행 시기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의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힘 등 일부 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으니 현금·지역화폐 지급보다는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하자”, “예산 부담이 크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각 기금의 용도에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야당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도의회는 전체 의원 140명 중 132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가 지급 시기 등을 확정해 세부 지급계획을 담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하면 이르면 다음 주 중 이틀간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의결할 계획이다. 2차 재난기본소득은 설 명절 전인 2월 초, 사용 기간이 제한된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차 재난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도민을 위한 경기도의회의 깊은 고민과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여부와 규모, 대상, 시기 등에 대해 도민과 공동체의 입장에서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건의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 SNS 화면 캡처


기초 지자체, 타 시·도도 참여할까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사실상 확정하자 도내 31개 시·군이 참여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차 지급 당시엔 도내 기초 단체들도 자체 예산으로 5만원에서 40만원 상당을 추가 지급했다. 광역 단체들도 정부의 재난지원금 외 추가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나섰다.

박근철 민주당 대표의원은 "지자체마다 재정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강제로 권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다른 광역단체에도 경기도가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하기로 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초 지자체들은 '고민 중'이다. 도내 한 기초 단체 관계자는 "아직 추가 지급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경기도에서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도 "1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당시에도 '왜 우리 지역만 지급하지 않느냐?'는 민원이 많아 예산 부담에도 지급을 결정했었다"며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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