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도수치료' 제동 걸리나

유수인 2021. 1. 11. 17: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비급여 항목의 관리를 강화하고 실손의료보험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대표 보장 내용 중 하나인 '도수치료' 이용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도수치료가 일종의 도덕적 해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도 일부 병원에서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과잉 허위 진료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 개편.. 할인·할증제 도입 추진.. 근골격계 환자 피해 불보듯

정부가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비급여 항목의 관리를 강화하고 실손의료보험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대표 보장 내용 중 하나인 ‘도수치료’ 이용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실손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비급여 특약 분리, 비급여 의료이용에 따른 실손보험료 할인·할증제 도입 등을 추진키로 했다. 쉽게 말해 비급여 진료비 청구를 많이 한 사람의 보험료를 올리기로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분류 체계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범위 확대(병원급→의원급) 등을 담은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의학적 필요에 의해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치료를 제한할 것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진료를 유도하는 의료기관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의사 권고대로 진료 받는 환자만 억울한 상황에 처해졌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근골격계 환자들은 통증 완화를 위해 도수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효과에 대한 개인차가 크고 적정 치료 가이드라인도 없어 의사의 권고대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도수치료가 일종의 도덕적 해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것도 일부 병원에서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과잉 허위 진료를 유도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을 앓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뭉친 근육을 풀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1주에 2번씩 도수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진료비 부담이 커지니 당연히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려고 보험에 가입했는데 만약 거기에 제한을 건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도수치료) 횟수제한 때문에 치료를 중단했다가 증상이 악화돼 다시 치료를 받기 시작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했다가 나중에 더 아파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검증된 의료진만 도수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일명 ‘도수공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무분별한 진료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근골격계 질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치료’의 접근성을 낮춰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근골격계 질환도 골든타임이 있는데 초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치료 질을 높이기 위해 조금 더 검증된 사람들만 도수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현동 대한도수의학회 총무부회장도 “도수치료로 치료기간이 단축되면 보험재정도 이익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자꾸 (의료이용을) 누르려고 하는 것은 물리치료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도수공장들 때문”이라며 “(지금의 의료 행태를) 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범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통증을 참거나 진통제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수술 등 다른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도 있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환자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치료는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