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J 열방센터' 서울사람 124명 "안갔다" 검사거부·연락두절
5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BTJ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방역 당국의 검사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차 유행이 겨우 잦아들기 시작한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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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진자만 505명인데…“안 갔다” 검사거부
BTJ 열방센터는 기독교 선교법인 전문인 국제선교단인 ‘인터콥’이 운영하는 선교 캠프지 중 하나다. 인터콥에는 약 1400명의 선교사가 활동 중으로 이들은 지난해 10~12월 경북 상주시 화서면에 위치한 BTJ 열방센터에서 수차례에 걸쳐 2837명이 참여한 대규모 모임을 열었다. 지난 9일까지 이 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만 전국에서 505명에 달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서울시에 통보한 BTJ 열방센터 방문자 수는 총 283명에 달한다. 서울시는 지난 5일 1차 진단검사 이행 명령을 발동하고 8일까지 총 96명에 대해 검사를 완료했다. 이 중 5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169명의 미검사자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이 중 45명은 검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45명은 ‘열방센터를 방문한 적이 없다’는 등 이유로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착신 불가나 결번 등으로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79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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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조작 음모론” 분석도…전국에서 검사 거부 사태
검사 거부 사례가 발생한 건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경기도 역시 지난 8일 검사 행정명령을 내렸으나 지난 10일 오후 6시까지 총 724명 중 480명(66.3%)이 검사에 응하지 않았다. 검사자 234명 중에선 2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 역시 중대본으로부터 총 153명의 방문자를 통보받았지만 89명(58.2%)이 진단검사를 거부하거나 연락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는 현재까지 검사받은 56명 중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검사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선 인터콥 내부에 번진 ‘음모론’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디어 대표 조믿음 목사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단일 정부로 만들어 통제하려고 하는 특정 세력이 만들었다는 게 인터콥의 주장”이라며 “이들은 (특정 세력이) 세계 인구수를 조절·통제하기 위해 백신을 주입해 DNA를 조작하려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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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일만에 400명대 내려왔는데…지자체, “형사고발”
각 지방자치단체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오는 15일까지 ‘2차 진단검사 이행명령’을 발동했다. 자치구 공무원과 필요시 경찰관이 함께 미검사자의 주소지를 직접 방문해 검사를 독려하기로 했다. 백 과장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거부하면 고발 조치 등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행정명령 위반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를 초래할 경우 형사고발뿐만 아니라 방역비용까지 청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총 116명 중 20명이 검사에 불응하고 있는 경남도의 김경수 도지사 역시 “도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경찰청 등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소재지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51명으로 41일만에 400명대를 기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환자 발생이 감소추세에 있긴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여전하고 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집단발병이 언제든지 확산될 수 있다”며 “3차 유행 규모를 좀 더 큰 폭으로 줄이기 위해선 모두의 집중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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