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란 '떼인 돈' 시비에 해운업계 '불똥'

이배운 2021. 1. 1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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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한국 케미호' 억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해운업계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란이 자국 남동부에 위치한 원유수송 핵심루트 '호르무즈 해협'서 한국 선박을 추가로 나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운사들은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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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억류 장기화 조짐..외교당국 교섭 난항
상선 190척 통과루트 막히나..대책마련 분주
한국 국적의 유조선 '한국케미'가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함정들에 의해 나포되고 있는 모습. ⓒ타스님뉴스/AP/뉴시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한국 케미호' 억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해운업계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란이 자국 남동부에 위치한 원유수송 핵심루트 '호르무즈 해협'서 한국 선박을 추가로 나포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해운사들은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이란 외교당국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원과 이란의 한국 내 동결자금에 관해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란 측은 우리 선박이 기름을 유출해 걸프만을 오염시켜 억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법부의 사실관계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억류 주체인 이란 혁명수비대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통제를 받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로하니 정부와 외교부만 접촉해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내 해운사들은 난감한 처지다. 호르무즈해협은 연간 190여척의 우리 상선이 1700여회 왕복운항하면서 원유 등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매우 중요한 수역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 수입한 원유는 6억1392만 배럴로 전체 수입량의 68.53%에 달하며, 이 중 99%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사진 붉은색 표시) 일대 지도 ⓒ구글맵스 캡처

호르무즈 해협 항해 위험이 커질수록 선사들은 보험료 인상 등 각종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선사들은 전쟁 등의 위험 지역을 항해할 경우 별도의 보험료를 낸다.


실제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으로 긴장이 높아지면서 이 구간을 지나는 선박 보험료가 일시적으로 3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이란이 한국 선박을 추가 나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HMM과 KSS해운사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하는 선박들에 경계 태세 강화, 보완된 안전운항 등을 담은 내부 지침서를 전달했다.


이밖에 수익성 악화를 무릅쓰고 홍해나 육로를 거치는 새로운 항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리스크 최소화 차원에서 항로를 변경할 수도 있다"며 "외교당국간 교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선박 항해안전조치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은 ▲호르무즈해협 진입 24시간 전 해양수산부 상황실과 선박보안경보장치 테스트 실시 ▲항해당직 강화 준비 ▲유관기관 포함 비상연락망 최신화 ▲선용품, 주‧부식, 연료유 등 비축 등 15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해수부는 "호르무즈해협을 운항하는 선사의 보안책임자는 비상연락망을 해수부에 제공하고 해수부에서 개설한 실시간 상황공유채널에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선사는 해수부 및 타 선사, 협회를 통해 파악한 특이동향 등을 소속선박에 지체 없이 전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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