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보란듯 김정은 추대 기념? "北 심야 열병식 정황 포착"
지난해 말부터 준비 징후 관측
ICBM 등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
북한이 10일 늦은 밤 평양에서 열병식을 실시했다는 군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0일 심야시간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당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한 것을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일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시위를 선보였다는 성격도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제8차 당대회6일차 회의에서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회에서 김정은 당총비서 추대를 결정한 뒤, 김일성 광장에서 이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는 분석이다.
한ㆍ미 정보당국은 열병식 실시에 무게를 두면서도 예행연습일 가능성도 함께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석 달 앞선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도 기습적으로 심야에 연 뒤 다음 날 저녁에 녹화 중계를 내보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LED 전등을 단 전투기를 처음으로 내보냈고, 신형 탄도 미사일과 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이때 평양 중심에서 폭죽을 쏘아 올리며 요란한 열병식이 펼쳐졌지만, 군 당국은 북한에서 열병식 영상을 공개할 때까지 열병식 본행사인지 예행연습인지를 정보 판단을 두고 갈팡질팡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열병식 직후부터 또 다른 열병식 준비 동향을 포착한 뒤 추적했다. 북한군이 매일 3~4차례 전투기를 띄우는 등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을 한ㆍ미 관계 당국이 파악하면서다.
이때 정보 당국은 북한이 열병식 준비에 착수한 시점과 올해 1월에 8차 당대회 개최가 점쳐진다는 점을 종합할 때 열병식을 한 번 더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0일 열린 열병식엔 지난해 10월 등장했던 전략무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것으로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에 대한 보고를 전하면서 ‘핵전쟁억제력과 자위적 국방력의 강화’를 강조하며 다양한 무기체계 개발을 언급했다. 이날 보고는 지난해 열병식을 거론하며 “새형의 거대한 로케트는 우리 핵무력이 도달한 최고의 현대성과 타격 능력을 남김없이 과시하였다고 확언했다”며 강조했다.
북한이 언급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지난해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화성-15형과 비교해 길이는 21m에서 24m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직경도 다소 늘어 2m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사일과 함께 처음 등장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도 커졌다. 기존 9축(18개) 바퀴는 11축(22개)으로 늘었다.
북한은 보고에서 “새로운 첨단무기체계를 연속 개발완성했다”며 핵 잠수함 설계 연구가 끝났다는 점을 처음 공표했다. 북한은 지난해 열병식에서 기존 보다 커진 SLBM을 등장시켰다.
보고는 전략무기뿐 아니라 초대형방사포ㆍ신형전술로켓ㆍ중장거리순항미사일ㆍ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 등 신형 무기 개발도 열거했다. 재래식 무기와 개발 중인 신형무기 모형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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