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유럽, 코로나 백신으로 반격 시작..억눌렸던 경제 강하게 반등할 것"

정현진 2021. 1. 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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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레그레인 런던정경대 유럽연구소 선임연구원
필립 레그레인 런던정경대(LSE) 유럽연구소 선임연구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올해 유럽 경제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다."

필립 레그레인 런던정경대(LSE) 유럽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악화한 유럽 경제를 살리는 처방약으로 ‘백신 접종’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신년인터뷰에서 "2020년 세계 경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한 최악의 해였지만 2021년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면서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제한조치가 해제되고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한 데 이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하고 6일(현지시간)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EU는 현재까지 백신을 20억회 접종 가능분을 선주문해 27개 회원국 전체 인구 약 4억5000만명이 4회 이상 맞을 수 있는 분량을 확보했다. 레그레인 선임은 "서구 경제가 반등함에 따라 수출에 영향을 받았던 한국 경제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그레인 선임은 올해도 유럽의 재정·통화정책은 "극도로 완화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선진국 가계 경제는 꽤 잘 버티고 있고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파산을 한 곳은 적으며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에 대한)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이 큰 타격을 입은 관광업에 대해서도 지난해 이동이 제한돼 답답함을 겪었던 여행 수요가 있다면서 "2021년 여름 크게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레그레인 선임은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부채가 커져 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것에 대해 "선진국 정부들이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자금을 빌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늘었지만 이자비용 비중은 줄었다"면서 "현재까지 선진국 경제에서 공공부채 문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정부가 인프라와 과학기술, 기후변화 조치 등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 생산성을 살리려고 하는 만큼 더 만기를 길게 자금을 빌림으로써 초저금리 상태는 한동안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레그레인 선임은 유럽의 물가와 기업 부채 문제에 있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수년간 달성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떨어졌고 이를 ECB가 끌어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8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커진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는 또 "기업의 부채 문제는 지난해 정부의 보증과 지불유예조치 등으로 애써 가려왔지만 올해 확대가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점이 은행의 재무 상황에도 압박을 가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EU는 올해 완전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영국과의 관계도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하게 됐다. 레그레인 선임은 양측이 더욱 가까운 경제 관계를 재건하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강경한 브렉시트 찬성파였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집권한 상황에서는 재건 노력이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상 부문에 대해서는 EU가 선순위인 코로나19 회복 이후에 신경쓸 것이라고 보면서도 "수출은 유럽 경제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업 심리에 타격을 줘 미국과 EU의 무역관계에 불확실성이 두드러진 상태"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협력이 살아나 유럽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관계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어떻게 대립각을 세울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필립 레그레인 선임연구원은

- 영국 런던정경대(LSE) 졸업

- 2000~2001 마이크 무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특별 보좌관

- 2011~2014 주제 마누엘 바호주 전 EU 집행위원장 보좌관

-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BBC방송 등 기고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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