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유일 집권체제 개막..김일성-김정일 반열 자신감
선대 후광 벗어나 자기리더십 본격화 예고
김정은 '비선실세' 조용원, 서열 5위로 부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총비서 자리에 스스로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유일집권 체제'의 개막을 선포했다. 북한은 지난 9일 당규약을 개정해 기존의 당 위원장 체제를 비서 체제로 5년 만에 환원한 바 있는데, 총비서직의 부활과 김정은의 총비서직 추대를 통해 유일영도체제를 확고히 했다.
'총비서' 직책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졌던 정치적 상징이다. 북한은 2012년4월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을 조선로동당의 총비서로 '영원히' 모시는 결정서를 채택했었다. 이번 8차 당대회의 결정은 기존 결정서를 부정하는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실질적인 '김정은의 북한, 김정은 시대'의 개막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9년간 통치를 통해 자신의 업적과 영도력·지도력을 평가받은 것"이라며 "김일성-김정일의 역사, 전통, 업적을 계승발전하면서도 김정은 자신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과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총비서로서 회귀는 할아버지·아버지의 반열에 올랐다는 자신감과 함께 당체계의 일원화·유일영도체계의 강화시키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정치국 후보위원 탈락,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급부상도 이번 인사의 포인트다.
김 제1부부장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공식 지위가 급상승하고 명실공히 2인자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정작 당대회 인사에서 김여정의 지위는 오히려 낮아졌다.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전원회의 공보 등을 보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명단에 김 부부장의 이름은 빠져있다. 기존 직책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없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이번 인사 결과만으로 김 부부장의 입지가 약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결정하면 김여정은 언제든 정치국 후보위원이나 위원직에 선출될 수 있고,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상시적으로 보좌하고 있기 때문에 조용원처럼 공식적 지위가 갑자기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임 교수도 "그는 여전히 당 중앙위 위원(20번째)에 올라와 있다"며 "예상치 못한 핵심 직책을 맡고 있을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하던 조용원이 권력 서열 5위로 단숨에 올라선 점도 주목된다.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됐고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임명돼 조직 비서 직책을 꿰찬 것으로 관측된다.
조용원은 김씨일가의 '비선실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식행사에 동행을 했느냐, 사진에 함께 나왔느냐, 얼마나 지근거리에 섰느냐 등이 권력의 지표로 간주된다.
11일 기준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의 ‘김정은 위원장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김 위원장을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이 바로 조용원이다. 그는 2017년 34회, 2018년 51회, 2019년 34회, 2020년 12회 총 131회를 수행했다.
수행횟수 2위는 권력서열 2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데, 같은 기간 총 86회에 그친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1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용원에 대해 "북한을 실제로 조종하는 실세"라고 평가한 바 있다.
대미·대남라인도 예상 밖으로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대미 전략을 담당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장금철 대신 통일전선부장으로 이름을 올려 북한이 대남 담당 비서를 없애고 당 부장만 둔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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