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빚내서 주식' 20兆 넘었다

고형광 2021. 1. 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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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씨(43세)는 지난달 초 본인이 갖고 있던 3000만원에 증권사 '신용거래 융자'(이하 신용거래)를 더해 배터리 관련주를 총 4000만원어치 샀다.

신용거래는 투자자가 원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일정 자금을 추가로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 잔고는 20조122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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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회사원 A씨(43세)는 지난달 초 본인이 갖고 있던 3000만원에 증권사 ‘신용거래 융자’(이하 신용거래)를 더해 배터리 관련주를 총 4000만원어치 샀다. 신용거래는 투자자가 원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일정 자금을 추가로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최근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레버리지 효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려 주식창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친구의 충고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증권사에서 코스피가 3500까지 오른다는데 무슨 걱정이냐"며 "기회만 되면 앞으로 신용거래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씨처럼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3100선을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이 빚투에 적극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 잔고는 20조122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19조2200억원 수준이던 신용거래 잔고가 최근 4거래일 만에 9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 10조1319억원, 코스닥시장 9조9903억원 등으로 두 시장 모두 역대 처음으로 신용거래 잔고가 10조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신용거래는 통상적으로 단타 거래가 많은 코스닥에 주로 집중되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 잔고가 코스닥을 넘어서며 코스피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9조~10조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거래 잔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증시 급락과 함께 6조4000억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그러나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이후 신용거래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말 12조원대를 찍으며 3개월여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하더니 7월과 8월엔 각각 14조원과 15조원을 넘어섰고 이어 9월에는 17조원마저 돌파했다.

이후 과도한 빚투에 대한 금융당국 경고와 우려 등으로 지난해 9월 초엔 16조원대로 떨어져 11월 초까지 큰 변화없이 그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증시 오름세와 함께 17조원대를 금새 회복하더니 지난달 초 사상 처음으로 1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한 달 사이 19조원과 20조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신용거래 규모가 최근 빠른 속도로 늘면서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속해서 유입되는 시중 유동성이 낙관적인 증시 전망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신용잔고 등 빚투는 추후 하락장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량의 반대매매를 발생시켜 손실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인 만큼 신중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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