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1 예비소집 때 나눠준 '엄마의 정석' 네이밍 논란

이현주 2021. 1. 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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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받아야 할 예방접종 등을 안내한 책자를 '엄마의 정석'이라고 이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6~7일 진행된 초등학교 1학년 예비소집에서 엄마의 정석이란 책이 배부된 직후 민원이 잇달아 제기됐다.

이 책은 초등학교 신입생이 챙겨야 할 예방접종이나 정신건강 등에 대해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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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던 아빠도 의문의 1패
영등포 보건소 제작 안내 책자
"세상 변화 인지 못한 사람 많아"
영등포구 보건소에서 발간한 '엄마의 정석' 책자 표지 (사진=독자 제공)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받아야 할 예방접종 등을 안내한 책자를 ‘엄마의 정석’이라고 이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6~7일 진행된 초등학교 1학년 예비소집에서 엄마의 정석이란 책이 배부된 직후 민원이 잇달아 제기됐다. 이 책은 초등학교 신입생이 챙겨야 할 예방접종이나 정신건강 등에 대해 안내한다. 영등포구 보건소가 직접 제작했으며 이번 예비소집 다른 안내 유인물들과 함께 학교에 온 아동과 보호자에게 전달됐다. 내용은 크게 무리가 없었지만 책 제목에 ‘엄마’라는 행위의 주체가 직접적으로 쓰여 문제가 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동들을 위해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마치 엄마만의 과제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책 앞면 표지에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학교에 등하원시키고 방과 후 학업까지 챙기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정석’이란 단어도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석이란 ‘사물의 처리에 정해져 있는 일정한 방식’을 뜻하는데 자녀 양육에 정석이 있느냐며 단어 사용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영등포구청은 자녀 양육에 관한 5회짜리 유튜브 강의를 ‘초등1 엄마의 정석 특강’이라는 제목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접한 학부모들은 부적절한 제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책을 받은 한 학부모는 "인쇄되고 배포될 때까지 아무도 문제의식을 못 느꼈나 싶어 서글프다"며 "부모가 없는 가정의 아이들도 배려해서 다른 제목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어제 예비소집을 다녀왔는데 아빠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도 있었다"며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 그걸 인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이런 것까지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이미 배부가 완료된 책자이고 예비소집일이 끝나서 회수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는 지난 6일 홈페이지 ‘꼭 알아두세요’에서 임신 주기별 점검사항을 안내하며 "집안일을 미루지 말라" "요리에 서툰 남편을 위해 밑반찬을 미리 챙겨라" "남편과 아이가 갈아입을 옷 등을 정리해두라"는 내용을 실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해당 내용을 삭제한 바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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