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득점' GS칼텍스 '쏘캡' 이소영, 날았다

양형석 2021. 1.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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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10일 도로공사전 블로킹 3개 포함 17득점, GS칼텍스 3연승

[양형석 기자]

GS칼텍스가 도로공사를 제물로 새해 첫 승을 따내며 선두 추격을 이어갔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 KIXX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6-24,25-23,25-22)으로 승리했다. 중계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열흘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한 GS칼텍스는 새해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내며 선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좁혔다(승점31점).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메레타 러츠가 38.66%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19득점을 올렸고 2년 차 권민지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6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GS칼텍스는 삼각편대의 양 날개인 러츠와 강소휘가 나란히 30% 중반대의 공격성공률에 그쳤음에도 무실세트 승리를 따냈다. 홀로 58.33%의 성공률로 17득점을 퍼부은 '쏘캡' 이소영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치명적인 무릎부상 극복한 GS칼텍스의 '아기용병'
 
 이소영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체공력을 앞세워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한다.
ⓒ 한국배구연맹
 
이소영은 전주 근영여고 시절부터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윙스파이커 자원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GS칼텍스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176cm) 때문에 이소영 지명을 망설였다. 그 때 이소영의 잠재력을 눈여겨보던 이선구 전 감독이 이소영 지명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이소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으며 GS칼텍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소영은 루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베타니아 데 라 크루스가 발목 부상을 당한 틈을 타 주전으로 투입돼 돌풍을 일으켰다. 런던 올림픽 4강 주역 정대영(도로공사) ,한송이(KGC인삼공사)와 함께 GS칼텍스의 공격을 책임진 이소영은 25경기에서 41.89%의 공격 성공률로 254득점을 기록했다. 그 해 올스타전에서는 시속 84km의 서브로 서브퀸에 선정된 이소영은 데뷔 첫 시즌 무난히 신인왕에 선정됐다. 

2년 차 시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멤버로 활약한 이소영은 정대영의 이적과 이숙자의 은퇴, 한송이의 센터 변신 등으로 전력이 약해지면서 GS칼텍스의 외로운 '소녀 가장'으로 전락했다. 루키 시절 SBS 해설위원이었던 이도희 감독(현대건설 힐스테이트)으로부터 '아기용병'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이소영이 실제 외국인 선수처럼 공격을 도맡아하며 팀을 이끌어 가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시즌을 치르면서 성장을 거듭한 이소영은 2016-2017 시즌 427득점(득점 8위, 국내 선수 3위)을 올리며 V리그 정상급 윙스파이커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7년 6월 대표팀에 소집된 이소영은 남자 대학팀과 연습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수술 후 재활에 매달린 이소영은 2017-2018 시즌 복귀 후 11경기에 출전했지만 부족한 실전감각을 느낀 채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7-2018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은 이소영은 2억 원의 연봉에 계약하며 GS칼텍스에 잔류했다. 일부 배구팬들은 이미 강소휘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발굴한 GS칼텍스에서 아직 부활 여부가 미지수인 이소영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소영은 2018-2019 시즌 39.96% 공격 성공률로 471득점을 올렸고 42.35%의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GS칼텍스를 5년 만에 봄 배구로 이끌었다.

공수 두루 겸비한 GS칼텍스의 믿음직한 캡틴
 
 GS칼텍스의 주장이기도 한 이소영은 개인 활약뿐 아니라 코트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
ⓒ 한국배구연맹
 
2019-2020 시즌에도 러츠, 강소휘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끈 이소영은 1라운드 GS칼텍스의 라운드 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흥국생명과의 2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소영은 검진 결과 발등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GS칼텍스는 이소영이 빠진 후 치른 8경기에서 3승5패에 그치며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GS칼텍스에서 이소영이 차지하는 비중을 잘 보여준 시기였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코트에 돌아온 이소영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아기용병'으로 불리던 시절을 생각하면 이소영의 주장선임은 어울리지 않은 듯하지만 GS칼텍스는 끊임 없는 세대교체로 인해 평균연령이 크게 낮아졌다(실제 GS칼텍스 선수단에서 이소영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중앙공격수 한수지와 김유리 밖에 없다). 그리고 GS칼텍스는 이소영이 주장을 맡은 후 치른 12경기에서 9승3패로 선전하며 3라운드 부진을 만회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시즌이 조기종료 되면서 우승도전이 무산됐지만 GS칼텍스는 작년 9월 컵대회에서 '여제' 김연경이 가세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V리그 개막 후에도 꾸준한 경기력으로 흥국생명을 열심히 추격하고 있다. 이번 시즌 GS칼텍스가 치른 17경기에 모두 출전한 이소영은 38.5%의 공격 성공률로 244득점을 올렸고 40.64%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3.03개의 디그로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쏘캡' 이소영의 진가는 러츠와 강소휘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던 10일 도로공사전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이날 이소영은 삼각편대 중 가장 적은 20.17%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58.33%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42.11%의 리시브 효율과 11개의 디그로 언제나처럼 수비에서도 크게 기여한 이소영은 이날 3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권민지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블로킹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작년 11월11일 GS칼텍스와의 경기를 치른 후 인터뷰에서 이소영을 언급하며 "제가 이소영 선수 같이 배구하는 스타일을 참 좋아한다. 리시브나 수비나 공격을 참 얄밉게 잘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소영 그리고 GS칼텍스의 이번 시즌 목표는 흥국생명을 넘어 V리그 정상에 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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