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때린' 배관공, '주장 완장 찬' 교사..8부 마린의 값진 승부

허인회 기자 2021. 1. 11. 07: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부 AFC마린이 '꿈의 경기'를 펼쳤다.

기적적으로 FA컵 64강에 진출한 마린은 경기 전부터 토트넘을 홈으로 부른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꿈의 경기'에 나선 마린은 압도적인 전력 차에도 최선을 다했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마린을 향해 전세계 축구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8부 AFC마린이 '꿈의 경기'를 펼쳤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유지했다.

1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의 크로스비에 위치한 로세트파크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서 토트넘이 마린을 5-0으로 이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 토트넘을 상대한 마린은 노던프리미어리그 디비전1 소속이다. 8부에 해당하는 리그다. 하부 리그인 마린이 토트넘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기적적으로 FA컵 64강에 진출한 마린은 경기 전부터 토트넘을 홈으로 부른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1부 팀을 상대하는 게 역사상 처음이다.


8부 마린은 아마추어 팀이다. 대부분 선수들의 직업이 따로 있다. 주장 나이얼 커민스가 체육교사다. 이밖에도 환경미화원, 회사원, 간호사, 배관공, 자동차 딜러 등 다양하다. 경기는 주로 주말에만 열린다. 주중엔 본업에 집중하고 주말이 되면 축구 선수로서 활동한다.

화제가 된 마린을 응원하는 물결도 이어졌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상 티켓'을 판매했는데 무려 30,000장이 팔렸다. 팬들이 실제로 경기를 관람할 수는 없으나 존립 위기에 놓인 마린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다. 마린은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선수 해고까지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미 캐러거 등 전설적인 인물들도 마린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이날 경기 내용은 예상한대로 토트넘이 지배하는 흐름이었다. 마린은 전반전에만 4실점을 했다. 카를로스 비니시우스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루카스 모우라가 프리킥을 꽂아 넣었다.

'꿈의 경기'에 나선 마린은 압도적인 전력 차에도 최선을 다했다. 전반 19분 닐 켕니가 먼 거리를 질주한 뒤 왼발로 때린 중거리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기도 했다. 위로 솟구친 공이 골문 쪽으로 떨어지자 조 하트가 급하게 바깥으로 내보냈다.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친 켕니는 배관공이다.

전반 35분에도 위협적인 공격을 한 차례 펼쳐봤다.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던 조이스가 패스를 받자마자 좋은 슈팅 기회가 생겼다. 토트넘 수비진이 공을 빼앗긴 뒤라 미처 제자리에 있지 못했다. 조이스가 동작을 취하는 순간 로든이 빠르게 복귀했고 슈팅이 날아오자 몸을 날려 막아냈다.

경기 종료 뒤 무리뉴 감독은 "우린 시작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며 상대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린은 0-5 대패와 함께 32강 진출에도 실패했으나 의미있는 경기를 치르게 됐다. 관심이 적은 8부 팀이 토트넘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였다. 선수들은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마린을 향해 전세계 축구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