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만난 이란 차관 "韓, 선박억류 정치화 말고 기다려라"
이란에 억류 중인 한국선박과 선원의 조기석방을 위해 이란을 방문한 한국 외교차관이 1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이란 외무차관가 만났다. 이란 측은 "선박 억류와 한국 내 이란계좌 동결과는 관계가 없다"는 종전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FP통신은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0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 카타르 도하를 거쳐 테헤란에 도착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날 만남에서 한국 선박이 걸프만(페르시아만)을 오염시켜 억류됐다는 종전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dpa통신은 아락치 차관이 "한국이 이번 사건을 정치화하지 말고 이란 사법부의 사실관계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ISNA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동시에 아락치 차관을 포함한 이란 측 인사들은 선박 억류가 '미국의 제재에 따른 한국 내 이란계좌 동결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다만 아락치 차관은 "미국의 제재로 2년반 동안 우리 계좌가 동결됐고, 한국은 스스로 미국의 지시에 흔들렸다"면서 동결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선박 억류와 관련, 이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강경파와 가까운 정권 내부자가 "한국은 모욕 당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가 약과 백신 구매가 절박한 상황에서 이란 자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걸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이란에 넘겨주지 못하고 있는 한국 내 계좌에 있는 이란산 석유수입대금은 70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란 정부는 동결을 풀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줄곧 요구해왔다. 이 돈은 의약품과 의료장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등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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