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규제정책 또 '만지작'

오준엽 2021. 1.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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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분양가 상한제 등 완화 검토.. 주택공급 이뤄질까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정부여당이 과열일로를 걷고 있는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부동산 대책을 조만간 또 다시 내놓을 전망이다. 이번엔 규제정책을 완화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대책이 시장을 진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검토되고 있는 사안은 올해 6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당정은 ‘변창흠표’ 부동산 세제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자는 20%p, 3주택자는 30%p, 3주택 이상 및 조정지역대상 2주택자의 종부세율을 0.6~3.2%에서 1.2~6.0%로 2배가량 높임에 따라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방식이 선호되며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장기보유자 등 일정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에게는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공제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6월 1일로 예정된 양도세 중과시점을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시장에 매물을 늘려주는 문제는 정무·정책적 판단의 문제”라며 “얼마든지 전환할 수 있지만 문제는 정책을 시작하기 전에 회군하는 모양새가 돼 명분이든 논리든 디자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여당 내부에선 기존 대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대책을 추진한 논리와 명분을 스스로 깨고 양도세 중과를 시작도 하기 전에 완화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완화로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고 기존 대책을 한번 바꾸면 ‘무너지는구나. 버티면 되는구나’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 “양도차익·불로소득을 챙기고 나가는 것을 그대로 두란 얘기가 될 수 있어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동산 중개시장에 아파트 등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기재부도 일단은 이같은 방안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재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도심 내에서 부담 가능한 주택,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으나 양도세 중과 완화방안에 대해서는 검토된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는 민간개발 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완화하는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강력한 분양가 억제로 주택개발사업의 일정이 지연되거나 좌초되는 일을 막아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책정한 분양가보다 높은 수준의 분양가를 산정한 단지가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청은 최근 분양가상한제 대상임에도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의 일반분양가를 3.3㎡(평형)당 5668만원에 승인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이자 앞서 HUG가 산정한 일반분양가인 3.3㎡당 4891만원보다 15.9%나 높다. HUG가 매긴 가격보다 5~10% 낮은 분양가가 산정될 것이라는 주택업계나 정부의 예상을 깬 수준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원베일리 사례를 계기로 정부가 집값 관리를 위한 유용한 도구로 써 온 HUG의 고분양가 관리와 분상제 모두 무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정부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향후 정부가 분상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토부는 10일 공식 참고자료를 통해서도 “주택시장 안정과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신축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 하에, 분상제가 주택 공급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적정 분양가 책정을 통해 무주택 서민들의 저렴한 내 집 마련 기회 확대로 이어지도록 제도 운영과정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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