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폭설에 한파에..송파구 국숫집의 잔인한 1월

문수정 2021. 1.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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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폭설, 최강한파까지 더해져 자영업자들이 잔인한 새해 첫 달을 맞고 있다.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오후부터 일부 지역에선 5일 째 사실상 배달 대행 서비스가 멈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이후 쿠팡이츠는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을 일시 정지 중이고 반경 1㎞ 이하 주문만 배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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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광주 북구에서 한 남성이 배달 오토바이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폭설, 최강한파까지 더해져 자영업자들이 잔인한 새해 첫 달을 맞고 있다.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오후부터 일부 지역에선 5일 째 사실상 배달 대행 서비스가 멈췄다. 비대면 경제에 들어온 ‘빨간 불’은 고스란히 자영업자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국숫집을 시작한 강모(32)씨가 이런 경우다. 지난해 12월 초 식당을 개업한 그는 버팀목자금 지원 대상에서 밀렸다.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지급되는 버팀목자금 100만원은 지난해 11월 30일 이전에 개업한 경우로 지원 대상이 제한되면서다.

강씨는 지난 연말엔 5인 이상 집합 금지 때문에 제대로 장사를 못 했다. 그는 “점심때면 근처 사무실에서 6~7명씩 와서 나눠 앉겠다고 했는데 정부 지침을 따르느라 돌려보내곤 했다”면서 “그때마다 ‘저 손님들, 다시는 안 오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속이 쓰렸다”고 말했다.

폭설과 한파의 영향도 피하지 못했다. 강씨 가게는 포장·배달 그릇 등 집기를 갖추고 배달 서비스 준비를 하느라 개업하고 한 달 쯤 지나서 배달의민족에 입점했다. 그런데 하필 포장·배달을 시작한 날이 새벽에 폭설이 쏟아진 지난 7일이었다.

강씨는 “처음부터 잘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날씨 때문에 시작도 못 하고 있으니 야속하고 애가 탄다”며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건데 ‘이 시국에 왜 장사를 시작했느냐’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하다”고 말했다.

강씨처럼 최근 장사를 시작한 이들은 코로나19, 폭설, 한파 삼중고를 고스란히 겪으면서도 3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도 받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에 놓였다.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 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가운데 직접 배달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43·여)씨는 배달 대행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지난 8일부터 직접 배달에 나섰다. 이씨가 배달을 나간 동안 가게는 60대 어머니가 지켰다.

이씨는 “주문이 들어와도 배달이 안 돼서 취소를 계속해야 하는데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이러다 속병이 생길 것 같아서 차라리 직접 배달을 하기로 했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며칠 해 보니 요령이 생기더라. 동네 장사하는 분들도 하나둘씩 직접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이후 쿠팡이츠는 일부 지역에서는 배달을 일시 정지 중이고 반경 1㎞ 이하 주문만 배달을 하고 있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배달대행 업체는 지역에 따라 배달 시간이나 배달 가능 지역을 크게 줄였다.

배달이 가능하더라도 배달 수수료가 너무 비싸서 며칠 장사를 접은 경우도 생겼다. 서울 성동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엊그제 배달료만 1만2000원을 부르는데 밑지는 장사 하라는 거라 그냥 취소시켰다”며 “주로 배달로 먹고사는데 배달대행 업체만 좋은 장사를 하느니 문 닫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는 가까운 데는 내가 직접 배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총체적 난국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세밀한 대책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 한정된 재정 안에서 최대한 많은 이들을 지원한다고는 하나 계속해서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털어놨다. 자영업자들로 이뤄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경제가 버텨내려면 소상공인들이 무너지면 안 된다”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일방적으로 희생된다는 억울함을 소상공인들이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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