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국민의힘" 가세연 성추문 폭로 불똥 튄 與 김병욱

남수현 2021. 1.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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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최근 저와 이름이 같은 국회의원의 불미스러운 보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략) 부디 언론인들께서는 보도 시 이름 앞에 지역구나 당명을 꼭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성폭행 의혹 제기 직후 탈당하자 불똥은 이름이 같은 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튀었다. 민주당 김 의원은 “제목만 보고 놀란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이게 뭔 얘기냐’, ‘왜 탈당하느냐’는 문자와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졌다”고 했다. 결국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까지 나서 “제목 쓸 때 꼭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으로 명기해주길 바란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여전히 기사나 시민단체 성명서 등에 그냥 ‘김병욱’이라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 난처하다”고 말했다.

인턴 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병욱 무소속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협력의원추진단 온라인 출범식'에서 협력단 활동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명이인 때문에 웃지 못할 사연이 많은 사람은 또 있다. 민주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에 나란히 입성한 판사출신 '동작을 이수진' 의원과 노동계 출신 '비례 이수진' 의원도 그런 경우다. 두 사람은 기사에 사진이 바뀌어서 나오거나 특정 법안의 발의자로 오인받아 들어오는 민원이 적지 않다고 한다. 동작을 이수진 의원 측 관계자는 “최근에 비례 이수진 의원이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는데, 우리 지역엔 상대적으로 소상공인들이 많아 관련 항의가 들어왔었다”고 털어놨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선동 전 미래통합당 의원(18·20대 의원, 서울 도봉을)은 18대 국회 때 같은 이름에 출신 대학(고려대)까지 같은 민주노동당 의원 때문에 곤욕을 치른 기억이 있다. 민노당 김선동 의원(전남 순천)은 2011년 11월 22일 한미FTA 개정안 비준에 항의해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려 형사처벌에 이른 장본인이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김 전 의원은 “최루탄 사건 이후 지역 행사에 가면 ‘김선동, 이 놈 기다렸다’며 야단을 맞는 등 어딜가든 ‘내가 최루탄 김선동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그래도 순천 김 의원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위해 노력할 땐 기재부 예산 따는 걸 내가 도와준 훈훈한 에피소드도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 11월 22일 오후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한미FTA를 단독 처리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본회의장에서 터뜨리고 있다. 중앙포토


20대 국회 때는 최경환·김성태 의원이 두 명씩 있었다. 당선 당시 기준으로 새누리당 최경환(4선·경북 경산) 의원과 국민의당 최경환(초선·광주 북구을) 의원은 소속과 선수가 차이가 났지만 각종 보도에 사진이 뒤섞여 나가곤 했다. 새누리당 최 의원의 인턴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2016년, 한 언론이 국민의당 최 의원 사진을 실어 보도하자 국민의당 최 의원은 SNS에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기사에 내 사진을...ㅠㅠ”이라 적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19대 국회 당시엔 김영주(민주당·새누리당)·권은희(새누리당·국민의당)·이재영(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두명씩이었다. 이중 21대 국회의원으로 남은 사람은 국민의당 권은희(3선·비례) 의원과 민주당 김영주 의원 뿐이다.

동명이인은 아니지만 이름이 비슷해 혼동을 피하지 못해 생긴 해프닝도 적지 않다. 지난 2019년 11월 민주당은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유명세를 치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영입하자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다.그러다 민주당 공보국은 출입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로 ‘박찬주 원내대변인 논평’을 발송했다고 적어 보냈다. 자기 당 소속인 박찬대 원내대변인과 박찬주 전 대장을 헷갈려 일으킨 사고였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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