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태on라리가] '폭설 속 빙판' 레알, 속상할 만한 오사수나 원정

유현태 기자 2021. 1.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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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바스케스(레알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한 채 오사수나 원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결과뿐 아니라 여러모로 불만족스러운 한판이 됐다.


현지 시간으로 9일 스페인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마드리드를 비롯한 중부 지방에 약 50cm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 마드리드에 있는 바라하스 공항이 폐쇄되고 열차도 운행을 중단했다. 다수의 도로 역시 눈 때문에 오갈 수 없는 상황이다. 눈에 파묻히거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까지 발생했다.


축구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고, 세비야, 그라나다 등 남부와 서부 지역에선 정상적으로 경기가 열렸지만 마드리드에선 경기 강행이 어려웠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애슬래틱 빌바오가 10일(이하 한국시간) 치를 예정이었던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18라운드는 연기를 결정했다.


아틀레티코-빌바오전의 연기가 결정됐으나 눈이 내리는 와중에 치러진 경기도 있었다. 레알마드리드와 오사수나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팜플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엘 사다르에서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18라운드를 치렀다. 두 팀은 무거운 움직임 속에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알로선 유난히 결과가 불만족스러울 한판이다. 오사수나는 강등권인 19위까지 떨어진 팀이지만 승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경기였다고 보긴 어려웠다. 경기장 곳곳이 얼어 하얗게 변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들도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움직였고 두 팀 모두 공격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레알은 70.1%의 높은 점유율에도 슈팅 9개만 기록했다. 두 번 골망을 흔들었지만 카림 벤제마가 모두 오프사이드 위치였다.


경기를 마친 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에 따르면 토니 크로스는 "기회를 적게 만들었다. 경기장 상태가 어려웠다고 해도, 우리 실력을 고려하면 조금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오사수나가 그렇게 수비할 것을 알고 있었다"며 "경기장은 변명이 될 수 없다. 두 팀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상태가 결과에 변명이 될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도 "경기를 치를 여건이 아니었다"면서도 "내 스스로에게 원래 일이 그런 것이라며 반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불만과 별개로 같은 조건에서 치른 경기 결과에 일단 레알도 승복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운영에 악영향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공격에선 잘 만들어진 결과물이 필요한 반면, 수비는 상대를 효율적으로 방해하면 위기를 넘길 수가 있다. 특히나 공격에 무게를 실었던 레알은 수비 라인을 높게 유지했다. 공을 점유했을 때 실수하면 역습에서 맞을 수도 있었다. 살얼음이 얼었던 피치 위에서 과감한 공격보단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다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레알은 이번 무승부로 선두 아틀레티코 추격이 더 어려워졌다. 레알은 18경기에서 승점 37점으로 2위를 달린다. 선두 아틀레티코(38점)와 차이는 크지 않지만, 아틀레티코가 15경기만 치른 상태다. 3경기를 덜 치른 아틀레티코가 오히려 1점 앞섰다. 특히 아틀레티코가 이번 시즌 1패만 거뒀을 정도로 최근 리그에서 흐름이 좋아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기 결과 외에 불만족스러울 구석은 있다. 레알의 마드리드 복귀길이 마땅치않다. 레알은 14일에 당장 스페인 말라가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 로살레다에서 빌바오와 수페르코파 4강을 치러야 한다. 오사수나의 연고지인 팜플로나와 마드리드는 직선 거리로 약 300km나 떨어졌다. 공항, 철도, 도로가 모두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를 치른 뒤 회복과 다음 경기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지단 감독은 "(마드리드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겠다. 경기를 연기했어야 했다"고 한탄했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경기해야 하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오늘 노력을 다했지만, 우리는 이번 원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집으로 돌아갈 교통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빙판 위에서 고전했다. 결과도 무승부로 만족하기 어려웠다. 집에 갈 길이 막혀 다음 경기 준비도 어려워졌다. 얻은 것이 별로 없는 오사수나 원정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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