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200명에 "치료비 7억 갚지 마세요"..美의사의 선행
지난해 성탄 카드 보내 "갚지 않아도 된다" 알려
"환자를 치료하고 신뢰 얻는 것 최고의 영광"
갚지 못한 이들 대다수 코로나19로 고생에 결심
미국 아칸소주의 한 의사가 약 200명의 암 환자가 갚지 못한 치료비 65만 달러(약 7억1000만원)를 탕감해줬다. 29년간 운영해온 병원을 닫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환자를 돕기 위해 큰 결정을 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의 종양학자인 오마르 아티크는 1991년 아칸소주 파인블러프시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암 클리닉을 설립하고 30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병원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채권 추심 회사와 미지급된 치료비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아티크는 환자들과 그 가족이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티크는 지난해 성탄절 연휴에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치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성탄절 카드를 보냈다. 성탄 카드에는 “아칸소 암 클리닉은 여러분을 환자로 모실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다양한 의료보험으로 많은 환자의 치료비 대부분이 충당됐지만, 여전히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계신다. 우리 클리닉은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 내지 못한 모든 치료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즐거운 성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적혀있었다.
아티크의 결정으로 혜택을 입은 환자는 약 200명에 달한다. 환자당 적게는 수천 달러에서 많게는 수만 달러의 치료비로, 아티크가 포기한 총 치료비는 65만 달러(약 7억 1000만원) 이상이다.
아티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겐 돈이 그다지 필요 없어 다행”이라며 “만약 치료비 탕감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나는 그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의 시민과 사람들이 아플 때 치료비 걱정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 난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지켜온 최우선 원칙은 나는 환자를 살피기 위해 여기 있다는 것”이라며 “환자들이 나를 신뢰해서 그들의 생명을 내게 맡기는 것은 내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이자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슨 이유에서든 어떤 환자도 거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칸소 의대 교수이기도 한 아티크는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이다. 그는 지역사회에 암 센터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종양학자가 되기로 결심한 뒤 1991년 경제적 약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암 센터를 파인블러프시에 설립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은 아직인데…3주 안에 국민 18% 백신 맞은 나라
- 미국의사당서 쪼그려앉아 쓰레기 줍던 그 남자...한국계 의원 화제
- 대통령 뺨도 때리는 권력···한국선박 나포한 이란 혁명수비대
- 서울시장 출마 안철수 "도끼날 닦았다, 썩은 나무 벨 시간"
- [정치언박싱]"조용한 여당, 왜이리 패기없나" 열린민주당 김진애의 일침
- 시진핑에 찍히자 '재물신' 마윈조차 사라졌다, 中 실종 법칙
- 천재가 벽에 X칠까지···미국에 쫓긴 11년, 확 늙은 어산지
- 20살女 AI에 '레즈비언' 꺼내자 한 말 "질 떨어져 소름끼친다"
- "아이 생각보다 밝네요" 미혼모 가슴 후벼판 이말, 사양합니다
- 35년만에 가장 춥던 날…내복의 3세여아, 길에서 "배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