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코로나, 검사 속이고 음성 나올수도" 美 FDA의 경고

이우림 2021. 1. 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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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단 키트는 정확도 더 높아"
놓치지 않도록 지속 모니터링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등에서 유행하자, 정부가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음성확인서 제출을 공항에서는 8일 입국자부터, 항만에서는 15일 승선자부터 적용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해외입국자 관련 안내판.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으로 잘못 판정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검사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 발(發)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확인된 만큼 향후 방역체계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FDA는 8일(현지시각) 의료 전문가들과 연구소에 서한을 보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인 B117을 포함해 유전적으로 변이된 바이러스의 경우 검사에서 음성으로 잘못 판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 대상인 바이러스의 게놈(유전자) 부분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코로나19를 탐지하기 위한 그 어떤 분자 검사법에서도 음성으로 잘못 판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향은 크지 않지만 (미국에서) 승인받은 서모피셔사이언티픽과 어플라이드디엔에이사이언스, 메사바이오테크 3개 업체의 코로나19 검사법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FDA는 음성 결과를 받고도 코로나19가 여전히 의심되면 다른 검사법으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하면서 “환자에게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도록 계속해서 코로나19의 유전적 변이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기준 영국과 남아공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사례는 총 16명이다. 이 가운데 영국발 감염자가 15명, 남아공발 감염자가 1명이다. 방역당국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자 지난 8일부터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을 의무화했다. 오는 12일부터 국적과 관계없이 영국·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더라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해 진단검사를 시행한 뒤 음성 결과 확인 때까지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쓰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법보다 한국의 검사법이 더 정확하다”면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미국에서 승인한 PCR 검사 키트는 유전자를 1~2개만 보는 키트가 많다. 한국 검사 키트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한국의 검사 키트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르고 질병청에서 남아공ㆍ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염기 서열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잡아내는 게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염기 서열을 모르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갑자기 발생할 경우 놓칠 수 있다. 유전자 변이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확성을 위해 신속 항원 검사와 PCR 검사를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PCR 검사의 경우 유전자 조각으로 검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이가 되면 지금 검사법으로는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의 검사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함께 받아 크로스체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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