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수출기업..'수출 대신 내수 택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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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사업이던 수출을 접고 내수기업으로 돌아서는 우리나라 제조 수출기업들의 배경은 무엇일까.
거시경제 변수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의 생산성과 재무건전성이 수출사업 지속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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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규모·R&D투자가 수출 지속성 좌우
수출 돌연 중단한 소기업 비중 74% 이르기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주력사업이던 수출을 접고 내수기업으로 돌아서는 우리나라 제조 수출기업들의 배경은 무엇일까. 거시경제 변수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의 생산성과 재무건전성이 수출사업 지속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남윤미·최문정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간한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의 수출중단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수출기업이 다음해에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요인으로는 ▲무형자산 소유여부 ▲기업 자본집약도 ▲시장금리 ▲세계수요 등 기업의 특성과 거시경제 변수가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화 및 서비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2018년 동안 평균 41%다. 전체 수출의 87%가 재화 수출로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수출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다시 내수시장으로 완전히 돌아서기도 하고, 갑자기 수출을 중단하기도 한다. 소규모 기업들은 현재 수출을 하더라도 다음해에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가 74%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남 연구위원은 "기업 특성 중에서는 고용규모와 자본집약도, 무형자산 소유여부, 외국인 소유여부 등이 수출사업을 중단하는 데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우선 기업의 고용규모가 크고, 자본집약도가 높을수록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형자산을 소유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등 무형자산 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외부지식을 받아들이는 역량이나 흡수력이 높아 생존률이 높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도 국내 기업들보다 수출중단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 보면, 기존 기업 대비 신규기업의 고용대체율이 높을수록 산업내 경쟁이 심화돼 수출 지속유인이 높아지고 수출중단 가능성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변수 중에서는 세계수요 및 국내수요, 시장금리의 영향이 유의한 것으로 추정된 반면 환율 영향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환율이 수출의 양이나 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기업이 아예 수출을 중단하는 데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환율이 높아지면(자국 통화가치 하락)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밸류체인(GVC) 참여나 중간재 수출입이 늘면서 비용효과와 가격효과가 혼재됨에 따라 환율의 영향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남 연구위원은 "국내외 수요가 환율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기업의 재무건전성 향상이 수출 지속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업의 생산성이 수출중단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수출품목에 대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한 R&D와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출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지원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기업의 수출시장 진입만을 무조건적으로 촉진하는 방향보다는 수출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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