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간판타자 나성범, 메이저리그 진출 '무산'

양형석 2021. 1. 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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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0일 마감시한까지 빅리그 구단과 계약실패, NC 잔류 결정

[양형석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나성범의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NC 다이노스의 간판타자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포스팅 마감 시한인 10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빅리그 도전이 좌절됐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내야수 김하성이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나성범도 내심 계약을 기대했지만 끝내 나성범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작년 11월 30일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한 나성범은 2년 전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했고 수 많은 대형 계약을 따냈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고용하면서 내심 빅리그 계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와 무릎 부상 이력 등은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엔 꽤나 큰 핸디캡이었다. 결국 나성범은 올 시즌에도 NC 유니폼을 입고 창원NC파크를 누비게 됐다.

무릎 수술도 막지 못한 나성범의 빅리그 향한 꿈

지난 2019 시즌을 앞두고 NC의 간판타자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외야수 나성범이 시즌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사실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진출 자격이나 FA를 앞두고 빅리그에 대한 꿈이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나성범은 빅리그 도전 의사를 밝히며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를 고용하는 등 더욱 구체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나성범은 2019 시즌 개막 후 23경기에서 타율 .366 4홈런14타점19득점을 기록하며 해외진출 의지를 성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5월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무릎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했고 십자인대 및 연골판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졸선수에 신생구단 NC에 입단하느라 프로 첫 시즌을 2군에서 보냈던 나성범으로서는 불의의 부상으로 또 한 번 아까운 1년을 날려 버리고 말았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즌에 큰 부상을 당했지만 나성범은 좌절하지 않았다. 수술을 받은 나성범은 2020 시즌 후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재활에 매진했다. 재활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무릎 부하를 줄이기 위해 체중을 8kg 감량한 나성범은 작년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도 정상적으로 참가했다. 나성범은 캠프에서 수비 및 주루 훈련까지 마쳐 시즌에 돌입하면 정상적으로 풀타임 우익수로 활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나성범은 작년 시즌 우익수로 50경기(선발 4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NC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팀의 간판타자인 나성범이 수비에서 무리하다가 부상이 재발한다면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에 부상에서 돌아온 나성범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었다. 나성범은 수비에서도 자신의 건재를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부상방지를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를 거스를 수도 없었다.

비록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 많았지만 나성범의 실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작년 130경기에 출전한 나성범은 타율 .324(11위) 170안타(7위)34홈런(3위)112타점(7위)115득점(2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NC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나성범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도 타율 .458(24타수11안타)1홈런6타점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NC의 슈퍼스타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많은 나이와 부상이력 등 감점요인

나성범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예정대로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했다. NC구단에서도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 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이보다 더 보람된 일이 없기에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스팅 마감시한이 끝날 때까지 끝내 NC의 간판타자 나성범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성범이 빅리그 진출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만31세(1989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강정호, 김현수(LG트윈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KBO리그에서 빅리그로 직행한 선수들은 대부분 빅리그 진출 당시 20대 중·후반이었다. 반면에 나성범은 한국 나이로 24세에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2012년 2군에서 한 시즌, 2019년 부상으로 재활하면서 한 시즌을 보냈는데 이 사실을 빅리그 구단들이 모를 리 없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역대급으로 꽁꽁 얼어 붙은 현지 시장 상황도 특정 기한 내에 계약을 이끌어 내야 하는 나성범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이번 FA시장에서는 조지 스프링어, DJ 르메이휴, 트레버 바우어 등 투타의 대형FA들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FA 영입을 노리는 구단들이 이들 대신 FA도 아닌 포스팅으로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에게 관심을 둘 여력은 많지 않았다.

최지만의 동료인 템파베이 레이스의 쓰쓰고 요시토모, 신시내티 레즈의 아키야마 쇼고 등 동양인 외야수들이 최근 빅리그에서 고전했다는 점도 나성범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의 쓰쓰고는 작년 51경기에서 타율 .197 8홈런24타점에 그쳤고 일본에서 4번이나 최다안타왕에 올랐던 아키야마 역시 빅리그 성적은 평범하기 짝이 없었다. 이는 나성범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나성범이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실패하면서 원소속 구단 NC는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포스팅 신청 과정에서 나성범과 얼굴을 붉히지 않았으면서도 결과적으로 팀의 간판타자를 지켰기 때문이다. 이로써 NC는 박민우, 이명기, 나성범, 양의지, 박석민,애런 알테어, 강진성 등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고스란히 지켰다. NC는 나성범의 잔류로 올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는 강타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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