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스타트업은 인사가 만사..최고 인재 모시려면

김진상 2021. 1.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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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89)

열정을 갖고 헌신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열정적 헌신이 없으면 결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하고 아직 성과도 미약한 스타트업의 상황을 구직자가 얼마나 자세히 알고 지원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래도 스타트업이 영위하고자 하는 사업 또는 업무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구직자가 업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부족해도 준비된 답변을 통해 관련 지식을 보여줌으로써 면접관이 잘못 판단하게 한다. 그래서 구직자가 살아오면서 헌신과 열정을 쏟은 사례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질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과거에 헌신과 열정을 쏟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질문은 회사가 원하는 가치와 구직자의 가치가 합치하는지 알아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구직자가 살아오면서 헌신과 열정을 쏟은 사례는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에 헌신과 열정을 쏟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진 pixabay]


구직자의 열정과 헌신 자세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의 예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질문 순서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 살면서 온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한 경험은 무엇인가?
◦ 헌신했다고 입증할 만한 행동은 무엇인가?
◦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는 어땠는가?
◦ 헌신의 결과에 대한 통찰은 무엇인가?
◦ 만약 결과가 반대로 나왔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통찰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 헌신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과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 헌신의 대가로 잃은 것은 무엇이며,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 헌신 과정을 위해 주변에 도움과 협력을 어떻게 끌어냈는가?
◦ 주변의 도움과 협력은 어떻게 보상하고 갚았는가?
◦ 헌신할 동기 부여를 전혀 주지 못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질문에 대한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구직자의 답변을 통해 여러 가지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1만명의 직원 중 한 명의 잘못된 채용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으나, 3명의 직원이 전부인 스타트업에 부적절한 직원 1명이 합류하게 되면 엄청난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채용 심사를 까다롭게 해야 한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며 대화할 정도로 스타트업은 한가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지속적 성장을 이루고 놀랄만한 성과를 낸 기업은 설립 초기 단계에서 이 과정을 거쳤음을 이해하면 좋겠다.

스타트업은 인사가 만사이므로 최고의 인재를 뽑아야 마땅하지만, 대부분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그런 인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원격 근무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적극 유치에 나서야 한다.

매장 고객 응대와 같은 직무 군을 제외하면 정시 출근제가 의미 있는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당장 물리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대표의 권위적 통제를 만족하게 하기 위한 근무 규범은 회사의 성장과 성과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형식적 문제가 아닌 오류 개선, 기능 추가, 민원 해결 등에 집중하면 원격근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인재 채용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수월해질 것이다. 모든 구성원이 물리적으로 어느 장소에 있건 상관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말이다.

구성원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더해 ‘무엇을 했는가’에 집중하고 공유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최고의 인재의 원격 근무를 가능하게 한다.

면접관이 제시한 프로젝트의 당면한 문제를 구직자가 단시간에 완성도 높은 해결책을 내리란 기대는 무리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직자가 보이는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직원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꼬치꼬치 쥐 잡아먹듯이 따지고 확인하는 마이크로 관리를 하지 않고도 열정적으로 자신의 업무에 성실히 임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그들이 문제점 발굴이나 개선에 얼마나 주도적으로 임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직원의 의사결정 자율권을 최대한 허용하는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

권한 위임의 선제적 조건은 직원의 성실성과 진실성이다. 이를 인재 채용과정에서 파악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내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은 회사가 실제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면접관 본인의 프로젝트를 던져주고 구직자의 능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이때 구직자와 비밀유지계약서를 체결해두는 것이 좋다.

면접관이 제시한 프로젝트의 당면한 문제는 여러 요소와 시간의 복합적 역학 관계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구직자가 단시간에 완성도 높은 해결책을 내리란 기대는 무리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구직자가 보이는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구직자가 수일에서 길어야 2주 이내에 수행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제시하고, 가능한 한 원격근무를 하도록 권장한다.

구직자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성향은 어떤지를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다면적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경희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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