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차관 '이란行', 억류 韓선원 조기 석방 교섭.."엄중한 상황, 최선 다해 협의"

임철영 2021. 1.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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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급파된 실무대표단과 함께 이란 고위급 인사들과 두루 만나 교섭
이란 원화 자금 문제, 이란 입장 청취..최 차관 '창의적 해법'에 이목
이란 당국 "선박 억류, 동결 자금 문제 관련 없다" 주장..억류 장기화 우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억류된 한국 국적 선박과 선원들의 조기 석방 문제를 풀기 위해 이란으로 출국했다. 오만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이란 영해로 이동한 뒤 억류된 4일 이후 6일만이다. 최 차관은 7일 이란 현지에 급파된 정부 실무대표단과 함께 이란 당국자들을 만나 교섭을 벌일 계획이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차관은 이날 0시3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카타르 도하를 거쳐 테헤란에 입국할 예정이다. 그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우리 선박과 선원들이 억류된 상황이 연출돼 유감스럽다"면서 "선원들의 신변이 안전하다는 점에 안심은 되지만 상황은 엄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과 이란은 협력했던 역사와 관계 그리고 신뢰가 있다"면서 "영사 사안은 영사 사안대로, 양국 간 주요 사안은 주요 사안대로 주요 인사들과 깊게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의 이번 이란 방문은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이란 관계를 회복하고 한국 내 묶인 이란 원화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억류 사건이 발생 전 추진돼 확정됐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우선 순위가 바뀌었다. 최 차관은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된 '한국케미호'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최우선으로 한-이란 간 현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최 차관은 한국 내 묶인 이란 원화자금은 미국의 제재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한국 내 동결 자산에 대해) 이란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 지 명확하게 현장에서 듣고 이에 한국이 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 그리고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란은 그간 70억~90억 달러에 이르는 한국 내 이란 원화 자금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의약품과 의료장비 등을 구입해 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최근에는 한국과 이란은 이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 해당 자금 중 일부를 국제 백신 공동개발 및 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한국이 대신 납부해 공급하는 방안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논의했다. 한국 정부는 미 재무부의 승인까지 받고 이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란측은 해당 자금이 달러 환전 과정에서 미국에 의해 재동결될 우려가 있다면서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에 10억 달러 규모의 의료장비 구입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는 "정상 간 친서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서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이번 이란 방문에서 이른바 한국 내 이란 자금과 관련한 '창의적 해법'을 이란측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란의 태도와 반응에 따라 이번 한국 국적 선박과 선원들의 억류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 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란측은 선박과 선언을 억류한 배경이 '해양 환경 규제의 반복적 위반'이라면서 한국 내 원화 자금 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수 차례 밝힌 상황이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과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5일과 6일(현지시간) 한국 국적 선박 억류 문제는 '기술적 문제'라면서 실무 대표단과 최 자관의 방문은 경제협력과 금융 문제 때문이라고 잇따라 밝혔다. 그러나 한국측은 이란이 주장하고 있는 '한국케미호'의 환경 규제 위반의 근거와 데이터를 요구하는 한편 선박과 선원 억류 과정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 법적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 차관은 2박3일 동안 이란에 머물러 이란 당국자들을 두루 만난 이후 카타르로 이동해 고위급 인사들과 양자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14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편 억류된 '한국케미호'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해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의 선원이 탑승해있으며, 주이란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앞서 한국인 선원을 직접 면담하고 안전과 건강을 확인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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