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BTS⑦] 위드 코로나 시대.."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조인영 2021. 1.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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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재택근무 등 장소 한계 없앤 '스마트 워크' 확산
국내외 기업, 비대면 환경 지원하는 IT 기술 개발 '속도'
제품 런칭·전시회 행사도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 활용↑
현대모비스 직원이 자택에서 회사의 원격 업무 시스템을 이용해 화상 회의를 진행하며 재택근무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4차산업혁명에 더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까지 이어지며 국내 산업계의 발 빠른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 트렌드 변화와 업황 악화로 경영전략 변화나 구조조정 등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빅뱅(Big Bang), 주력 산업의 사양화·레드오션화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혁신(Technical Innovation),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관성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등 새해에도 미래 산업을 좌우할 3대 테마(BTS)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대응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 뿐 아니라 사무실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업들은 정례회의·대면보고를 일제히 줄이고 출장·외근 '자제령'을 내렸다. 사람이 모일 수 밖에 없는 집합 교육도 생략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대체했다. 부서 저녁 회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그 대신 기업들은 업무의 연속성 유지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 출퇴근 시간 유연제 등 근무 형식을 다변화했다. 회의·세미나, 교육 등 대인 접촉이 필요한 업무도 화상회의, 웨비나(Webinar, 웹과 세미나의 합성어) 등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언택트(Untact, 비대면) 방식이 하나의 기업문화로 자리잡으면서 비대면 업무를 돕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 및 서비스 개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집으로 출근하고 퇴근합니다"…'스마트 워크' 확산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대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체제 확산과 인력 운영 효율성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비대면 업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일부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도 업종이나 업태에 따라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재택근무를 허용하거나 권장중이다.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SK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상시 유연근무제로 전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앞장서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 지주사 역시 지난해 4월부터 유연근무제 중심의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했다.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전 직원이 집·회사·거점 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방식인 '워크 애니웨어(Work Anywhere)'를 도입했으며 분산 근무 필요성 및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를 고려해 종로, 서대문, 분당, 판교 등 4개소에 거점 오피스를 개소한 후 강남, 송파, 일산, 강서 등에 추가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롯데지주는 코로나 상황과 직원 업무 특성에 따라 지난해 5월 말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해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통해서도 기존 업무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사내에 ‘스마트워크’를 구축·운영 중이다. 한국과 중국, 미국, 폴란드 등 전 세계 사업장 사무기술직 직원 1만8500명이 언제든 협업할 수 있도록 사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신저 기반 협업 솔루션인 ‘팀즈(Teams)’ 도입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을 사내 시스템 곳곳에 적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스마트워크 환경 기반 재택근무를 이 달부터 공식 인사제도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직원들이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좋은 컨디션 속에서 업무 몰입도가 상승한 것이 주요 추진 배경”이라며 “창의성과 다양성이 중요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준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재택근무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업무방식 변화ⓒ대한상공회의소

이처럼 물리적인 거리 한계를 없앤 원격근무는 비용 감소와 생산성 증대, 워라밸 향상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면에서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를 시행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4.3%로 코로나19 이전 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이들은 업무효율성이 이전과 비슷하거나(56.1%) 높아졌다(27.5%)고 답했다.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 회식 등이 줄어들면서 직원 만족도도 자연스레 높아졌다는 평가다. '원격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에 대한 직원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높았다'는 응답이 82.9%로 '불만족' 17.1%를 크게 웃돌았다.


비대면 환경 지원하는 IT 기술 개발 '가속화'


주요 그룹 총수들은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등 자체 역량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툴(Tool)을 비롯한 협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태수 GS 회장은 지난해 6월 GS임원 포럼에서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모바일 활성화 및 비대면 경제의 확산을 맞아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우리의 부족한 점을 고도화하는 계기로 삼아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GS그룹 지주사인 (주)GS와 일부 계열사들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의 협업 솔루션을 도입했다. GS그룹은 직원 개개인의 디지털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태블릿 PC 지급은 물론 비디오 컨퍼런스 장비와 시스템 도입으로 계열사와의 화상 회의 및 전문가의 강의도 진행하는 등 다같이 참여하는 업무 시스템도 구축했다.


서울 종로구 SK텔레콤 ‘거점 오피스’에서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SK텔레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5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소프트웨어 등 IT 개발 방식을 전면 비대면 개발 환경으로 전환했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와 함께 구축한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에 프로그램 개발 툴(Tool)을 외부에서 접속 가능하도록 클라우드(Cloud) 방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 구축으로 협력사 직원들은 자택이나 소속 회사 등 원하는 장소에서 IT 개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화상회의, 파일 공유, 공동 작업 등을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는 줌(Zoom), 슬랙(Slack) 등 '협업 툴'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관련 기술 개발 및 출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여파로 화상회의가 늘어나자 지난해 4월 최대 50명이 참여할 수 있는 '메신저 룸(Messenger Rooms)' 서비스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웹 기반의 화상회의 서비스 '스카이프 미트 나우(Skype Meet Now)'를 공개했다. 최대 50인까지 회의 참여가 가능하며 회의 내용 녹음 데이터는 30일간 보존된다. 구글 역시 자사의 화상회의 서비스 '구글 미트'로 실시간 스트리밍 중계, 회의기록 저장·공유 기능 등을 지원한다.


"자동차도 클릭 한 번으로 산다"…SNS 광고·판매 전략 '활성화'


일하는 방식과 관련 IT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제품 홍보 및 판매 방식에도 비대면 전략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신차 런칭 행사를 열고 차량 제원 및 주요 신기술 등을 소개해오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네이버 및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제네시스 GV70, 7세대 아반떼, 4세대 카니발 온라인 런칭쇼를 가졌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틱톡과 콰이 등 SNS 방송 플랫폼을 활용한 생방송 콘텐츠로 제품 홍보 및 고객 지원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두산인프라코어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XM3 온라인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단행해 사전계약 개시 이후 사흘 만에 3000대를 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모비스는 가상 기술 전시회(Virtual Tech-Fair), 온라인 실시간 제품 프로모션, 핵심 기술 시연 영상 제작 등 언택트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글로벌 완성차들을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는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차량 구매 및 상담이 가능한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비대면 사양을 적용한 고급 대형버스를 출시했다. 좌석간 전후 거리를 넓히고 좌우 시트 크기를 기존 보다 늘려 탑승객의 독립 공간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비대면 마케팅은 코로나 여파로 전통적 대면 접촉을 통한 직접적 영업, 수주 활동이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 신규 영업 기회를 창출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에도 기업들은 SNS 등을 활용한 마케팅 등을 통해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객들에게 더 어필하기 위한 다양한 온라인 광고·행사를 비롯해 이를 뒷받침하는 IT 기술들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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