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급 논쟁 중인 이재명·정세균(ft. 정성호·유승민)

천금주 2021. 1. 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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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세균 국무총리의 상반된 의견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이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라고 주장하며 전 국민 보편지원 검토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 총리가 자신을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세균 총리님 고맙습니다. 주신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경제방역을 위한 나의 의견에 답해주시고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고통 저감을 위해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주신 총리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뗀 뒤 “재정 건정성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이며 위기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경기침체에 대처하면 궁극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재정 파탄을 막을 수 있다는 말씀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총리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공적이전소득(정부의 가계소득 지원)이 OECD평균(GDP의 약 21%)의 절반(11%)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국채비율은 GDP 대비 40% 선으로 OECD 평균인 110%의 절반에도 못 미칠 만큼 지나치게 ‘건전’하지만 가계부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유례없는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재정 여력이 있는 정부가 과감한 재정투입을 통해 가계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채 발행을 통해 정부가 국내 기업 또는 국민에게 부담하는 국가채무와 국내은행의 외국은행에 대한 채무 같은 대외채무는 다르다”고 한 이 지사는 “IMF위기는 당시 10%선에 불과했던 국가채무 때문이 아니라 민간의 단기 대외채무가 문제였다”고 했다.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에 동의하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의 논쟁에서 벗어나 ‘어떻게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하고 ‘막 풀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는 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한 이 지사는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라고 했다.

“일부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으니 모두의 고통에 대해 보편적 지원을, 특정 영역의 큰 고통에 대해서는 선별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이 지사는 “투입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돼야 하고 이런 효과는 1차 재난지원금처럼 신용카드충전 방식으로 지급해도 문제없다는 것도 맞는 말씀으로 저 역시 그와 같은 지급방식에 동의한다”고 했다.

“고통의 무게는 평등하지 않으므로 고통에 비례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맞는 말씀”이라고 한 이 지사는 “일부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으니 모두의 고통에 대해서는 보편적 지원을, 특정 영역의 더 큰 고통에 대해서는 선별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집합제한 등으로 피해 입은 특정업종에 대한 핀셋 지원도 마땅히 필요하다. 동시에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해 모든 국민께서 치르는 희생과 고통이 ‘K방역’ 성공의 비결임을 감안한 전 국민 보편지급도 연대감과 소속감을 제고하며 소비확대로 경제를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보완관계이고 1차는 보편지원, 2차 3차는 선별지원을 했으니, 과감한 확장재정정책을 검토하는 마당에 이제 전 국민 보편지원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이라고 한 이 지사는 “총리님 말씀 중에 제가 반박할 내용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정권과 문재인정부의 일원으로서 원팀정신에 따르자는 고마운 권고로 이해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리님께서 저를 ‘저격’했다는 일부 보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글을 통해 “재정건정성보다 중요한 게 민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재정건정성도 중요하고 국가부채도 관리해야 하지만, 민생이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로,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한 정 총리는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세포적 논쟁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이런 페북 글이 공개된 직후 친이재명계 인사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미심장한 표현으로 정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돼지 눈에는 돼지만,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 천박한 말로 자신의 격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하자”며 “타인을 비하하고 상처 주는 말들을 피하려고 늘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주의했으나 가끔 의도와 다르게 상처를 주어 후회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같은 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악성 포퓰리즘’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 지사를 저격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 문제가 마치 재정 확대에 대한 찬반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려 하고 있다”고 한 유 전 의원은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려서 올바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의의 핵심은 ‘똑같은 예산을 쓰는데, 전 국민에게 1/n씩 지급할 거냐, 아니면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두 배, 세 배를 지급할 거냐’의 문제”라고 한 유 전 의원은 “논점을 흐리지 말고 엄청난 고통을 받은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것이 이 지사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공정’인지 말하라”고 촉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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