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크레딧㉓] 로얄다이브 "백현 '놀이공원'·태용 '롱 플라이트' 세상 밖으로 나올 지 몰랐다"

류지윤 2021. 1. 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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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다이브, 전병선·홍영인으로 구성
"비트메이커로 시작했지만 탑라이너·작사까지 영역 넓힌다"
ⓒ로얄다이브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작곡가 전병선과 홍영인은 고귀한 정도를 걷는 사람들이란 뜻의 '로얄다이브'(Royal Dive)란 팀명을 짓고 2014년 12월부터 음악적 파트너가 됐다. 계범주 '버킷 리스트', 뉴이스트 '룩'(LOOK), '러브 페인트'(LOVE PAINT), '벳 벳'(BET BET), 태민 '러브'(LOVE), 워너원 '디퍼'(DEEPER), 갓세븐 '페이지'(PAGE), 백현 '놀이공원' NCT 태용의 솔로곡 '롱 플라이트'(Long Flight) 등을 작업하며 현재 케이팝신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


홍대 힙합신에서 주로 활동하던 로얄다이브는 계범주를 지인으로부터 소개 받은 후 '버킷 리스트'란 곡을 시작으로 케이팝 영역 안에 들어왔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계범주와 음악적 소통을 이어갔고, 그와 같은 소속사인 뉴이스트와 작업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어느 날 밤낮으로 만든 10곡을 들고 범주 형을 찾아갔어요. 그렇게 해서 2곡이 선택됐고, 뉴이스트의 '룩', '러브 페인트'로 발표 됐어요. 정말 공을 많이 들인 음악이었고, 기회를 받아서 회사와 일을 하게 된 것이 처음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어요."(전병선)


전병선과 홍영인은 음악을 취미로 시작한 케이스로, 작곡가가 자신이 직업이 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MP3 파일로 자기가 만들었다면서 노래를 들려줬어요. 노래를 만든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저도 찾아보기 시작했죠. 취미로 시작했다가, 점점 너무 무거운 취미가 돼버린거죠.(웃음) 2013년부터 제대로 시작해보자 마음 먹고 영인이를 만났어요. 처음에는 멋있어보여서 선택한 것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전병선)


"저는 건축과 학생이었어요. 집안이 건축계에 종사하고 있어서 저도 건축 일을 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입학하고 미디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 시작이 됐습니다. 저희가 음악만큼은 완벽함을 추구하려고 해요.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직업이 돼버렸어요."(홍영인)


두 사람은 컴퓨터를 하나로 두고 작업한다. 앞 사람이 작업을 한 것을 듣고 이어가거나 수정을 하는 방식이다.


"각자 마음에 안들면 지우고 수정해요. 오래 함께 일했기 때문에 수정한 것을 들어보면 왜 수정했는지 의도를 알 수 있어서 굳이 묻진 않아요. 조각상을 정리하듯이 작업을 해나가고 있어요."(홍영인)


두 사람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곡은 백현의 '놀이공원'이다. 데모에 있는 창법과 발음까지 최대한 비슷하게 구사한 백현의 실력과 노력에 감탄했다. 놀이공원은 아이확(iHwak), 사이먼(Saimon)과 함께 작업한 곡으로, '한 번 해볼래?'란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다.


"'놀이공원'은 힘을 쏟기보다는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던 곡인데 백현에게 가게 될지 몰랐어요. 녹음된 걸 듣고 '제대로 된 주인에게 갔다'란 생각을 했어요."(전병선)


"팬션에 놀러갔을 때 녹음완성 파일이 와서 들어봤는데 이 사람이 정말 원작자의 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해서 불러줬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키도 안바꾸고 톤, 바이브레이션까지 데모와 정말 비슷하게 불렀어요. 팬션에서 너무 감동해서 저희끼리 손잡고 들었어요.(웃음)"(홍영인)


태용의 '롱 플라이트'는 작업과정부터 음원이 발표되기까지 즐겁게 일사천리로 진행돼 기억에 남는 결과물이다.


"태용이와 음악적으로 잘 맞아서 한 번 작업해보자 해서 만들어진 곡이었어요. 작업실 한 켠에서 만들어진 노래여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될지 몰랐죠. 녹음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어요."(홍영인)


지금은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하며 많은 이들이 로얄다이브의 노래를 들어주고 있지만, 팀을 결성 후 2~3년은 그야말로 짙은 어둠 속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최악인 때였죠. 재정적으로 힘들어서 국밥 한 그릇 사먹을 돈이 없던 때도 있었어요. 돈이 없어서 장비도 없었죠. 아이폰 이어폰으로 노래 듣고 작업했어요. 사람들이 '믹스 어떻게 했냐'고 물으면 '아이폰 이어폰으로 했다'고 말하곤 했는데 다시 놀라서 되묻더라고요. 장비도 없었고 반지하 살아서 노래를 크게 틀어놓을 수도 없었어요. "(전병선)


로얄다이브는 내성적인 성격이 공통점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것보다, 기존의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음악적인 작업을 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둘 다 사교적이지 못하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시간에 작업을 하거나 가족같은 친구들을 보려고 해요. 사실 친구들과 만나도 음악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요.(웃음)"(전병선)


ⓒ로얄다이브

로얄다이브는 2019년부터 오프쇼어란 이름으로 프로젝트 곡을 발표 중이다.오프쇼어는 프로듀서와 아티스트 마다 지난 고유의 개성과 음악적 색을 느낄 수 있는 앨범으로,멤버는 이들을 포함해 갓세븐 제이비, 아이확, 조말론 등이다.


"저희끼리 즐겁게 만들고 있어요. 올해도 또 나올 예정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노래를 듣고 뻔한거 만들지 않으려고 해요. 기대해주세요."(홍영인)


올해 로얄다이브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음악작업을 하고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메이저를 공략하겠다는 건 아니고, LA에 음악하는 친구들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2019년에 LA가서 작업을 해봤는데 케이팝 시장이 치열한 것에 비해 LA는 여유와 느낌을 중요시하더라고요.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갔어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올해 한 번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홍영인)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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