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가는 민심 잡자..'부산 갈매기' 부르는 與 믿는 구석

한영익 2021. 1.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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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출판기념회 인사말 하는 김영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8일 당 최고위를 열어 권리당원 50%와 일반유권자 50%가 참가하는 ‘국민참여경선’을 4월 재·보선 경선 룰로 의결했다. 이에 더해 “부산시장 후보 경선은 1차와 2차로 나눠서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강선우 재·보선기획단 대변인)는 구상을 밝혔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역시 다음주 출마를 선언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전 총장은 리서치앤리서치가 부산 KBSㆍMBC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26.5%)에 이어 2위(13.2%)를 차지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8.8%로 3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 전 총장은 지난 6일 온라인 출판기념회에서도 “제 꿈은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의 여론 상황은 민주당에 부정적이다.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부산·울산·경남(PK) 지지율(21.6%)은 국민의힘(38.6%)에 17.0%포인트 뒤졌다. 전주(12월 28일~31일) 같은 조사 보다 격차(18.7%포인트)가 줄었지만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는 한참 벗어났다.


與, 불리한 여론에도 반전 노릴 수 있는 배경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교수(맨 왼쪽), 이언주 전 의원(가운데),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연합뉴스


불리한 여론 지형에도 민주당이 믿을 구석은 조직력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풀뿌리 조직을 장악했다. 민주당은 당시 부산 16개 구청장 가운데 13개(81.2%), 시의회 의석 47석 가운데 41석(87.0%)을 석권했다. 기초의회 의석(103석)마저 국민의힘(78석)을 압도했다. 풀뿌리 조직의 저력은 지난해 4월 총선을 통해 확인됐다. 부산 의석은 5석에서 3석으로 줄었지만, 지역구 득표율은 오히려 상승(38.4%→44.0%)해서다. 부산 지역 정가에서 “민주당이 쉽게 지지는 않을 거다. 44% 이상 득표가 가능하다”(민주당 부산 현역의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향후 돌발 변수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거론되는 건 국민의힘의 자중지란 가능성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총선 참패를 초래한 책임자가 반성은 커녕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선거에 나섰는데 말이 되느냐”며 박형준 교수를 직격했다. 박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부산 현역의원 일부가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밀어준다는 뒷말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과열 양상이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부산시장 선거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부산 가덕도(사진 오른쪽)와 부산항 신항 일대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의 정책공약, 특히 가덕도 신공항 역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 현역의원 18명은 7일 ‘부산갈매기’를 출범시키고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나섰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의원은 지난해 명예 부산시민증을 받았다는 이유로, 전남 여수 출신인 김회재 의원은 2015년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지냈다는 이력으로 부산갈매기에 참가하는 등 부산과 옷깃이라도 스친 현역의원들은 총출동했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부산과 그 인접 지역까지 일대 도약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며 부산 표심을 정면 겨냥했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긴 하지만, 법안 처리 주체는 의석수(174석)가 압도적인 민주당이 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가 가덕도 신공항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의 젊은 여성 후보가 의외의 돌풍을 일으켜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도 정치 경력(지방의회는 제외)이 있는 여성은 가산점 10%, 여성 정치 신인은 가산점 25%를 주는 기존 당헌·당규를 유지했다. 규정대로라면 출마가 거론되는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25%, 최지은 부산 북·강서을 지역위원장은 10%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또 부산시장 경선을 1차·2차로 나눠서 한다면 후보들간 합종연횡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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