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美에 강대강..南에는 합의 이행하는 만큼 상대"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이 미국에는 적대정책 철회를, 남측에는 남북 관계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핵잠수함 개발을 공식화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제 실패를 자인하고, 자력갱생을 중심으로 새 5개년 계획을 제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면서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남측을 향해서는 무력 증강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 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현재 남조선 당국은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 들고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북남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염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겼다.
북한은 국방력 강화 계획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잠수함 개발이 추진되고 있음을 공식화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서는 "1만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 선제,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한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고 초대형 핵탄두 생산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겠다"며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 수중·지상 고체 발동기 대륙간 탄도 로케트 개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방위력이 적대 세력의 위협을 영토 밖에서 선제 제압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한반도 정세 격화는 우리를 위협하는 세력의 안보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책임적인 핵보유국"이라고 자처하며 "적대세력이 우리를 겨냥해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을 확언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경제 성과 미진을 인정하면서 자력갱생에 방점을 찍은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야만적인 제재 봉쇄, 혹심한 자연재해, 세계적인 보건 위기 장기화" 등을 경제 장애 요소로 꼽으며 "주요 경제부문을 추켜 세우기 위해 예견했던 국가적 투자들과 보장사업들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기본종자,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5일부터 8차 당대회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종료 일자는 공개하지 않은 채 이날도 대회가 계속된다고 전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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