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대선 4·7 재보선⑥] '밀리면 대선도 끝장'..여야 사활건 승부

정계성 2021. 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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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표심 풍향계..차기 대선 중대 변곡점
與, 서울까지 내주면 文 정권 레임덕 불가피
공직사회 이반으로 국정중단..정권붕괴까지
이낙연 대선운명도 걸려있는 외나무 다리 승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7 재보선의 결과가 차기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영향을 주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선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산술적으로 따져봐도 서울과 부산은 각각 인구 천만과 350만의 도시로 상당한 표가 걸려있어 정치상황을 바라보는 민심의 바로미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심장이고, 부산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면서 동시에 야당의 전통적 텃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도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은 다소 어렵더라도 서울 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서울을 잃을 경우, 중요한 거점을 잃을 뿐만 아니라 정권 레임덕이 급속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선거패배 책임론으로 이낙연 대표의 대선레이스 탈락이 예상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분열요소들이 튀어나오며 대선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서울만 승리한다 해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권재창출을 위한 탄탄대로가 열리고,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질 경우, 이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과 친문그룹의 제3후보가 나타나고, 극심한 분열과 함께 미래권력으로의 줄서기가 가속화돼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민주당이 전패하더라도 무너질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180석을 보유한 집권여당이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같이 정권의 안티테제로 작동할 수 있는 대선후보가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 패배가 정책기조의 전환으로 이어지고 지지층 결집으로 나타나면 예상과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 흐름에서 선거까지 지면 당이 궤멸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던 게 우리 정당사"라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추가적인 지지율 하락과 공직사회 이반이 시작된다.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상실하는 것이고 식물정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야권 승리시 ‘보수통합 성공스토리’ 기록
잇단 패배의 ‘열패감’ 털어내고 통합발판 마련
와해됐던 조직복원과 지도부 안정화 가능
패배시 '그라운드 제로'…정권교체 기약 어려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의 경우, 패배시 '그라운드 제로' 상황까지 거론될 정도의 위기가 예상된다.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민심의 열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소장은 "(후보자) 여론조사에서 나오듯이 좋은 분위기인 것이 분명한데, 지게된다면 당은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어서 해체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며 "민심이 싸늘한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문 대통령은 퇴임까지 힘이 지속되고 야권은 차기 대선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에서 진다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4월로 종료가 되고 그 다음 지도부 체제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대선을 노리는 각 계파에서 당권을 가져오려고 할텐데 그러면 분열만 가속화되고 대선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예상했다.


잃는 것이 큰 만큼, 반대로 승리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상당하다. 야권통합 혹은 단일화가 이뤄졌다는 전제 하에,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단일화 성공스토리를 보수진영도 갖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차기 대선과정에서 '중도보수통합'의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잇단 선거패배로 야권을 누르고 있는 '열패감'을 털어내고, 와해된 조직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다소 불안정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안정을 찾게될 가능성이 크다. 4월 종료 예정인 김종인 지도부 체제가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현 시점보다는 대선관리를 위한 정통성과 정당성을 얻게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야권통합으로 승리한다면 정권교체 희망에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당내 조직이 탄탄해져 여당과 자웅을 겨뤄볼 세력을 갖추게 된다"며 "야권의 다양한 잠룡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빅텐트가 세워지고, 진중권 전 교수나 서민 교수와 같이 진보까지 아우를 수 있는 큰 틀의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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