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BTS⑥] 철강·조선도 '똑똑'해야 산다

이배운 2021. 1.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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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생산과정 스마트화로 생산성·품질 ↑
조선업계, 선박에 ICT 융합해 수주경쟁력 초격차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현대제철의 열연강판 제작 공정(자료사진). ⓒ현대제철

4차산업혁명에 더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까지 이어지며 국내 산업계의 발 빠른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산업 트렌드 변화와 업황 악화로 경영전략 변화나 구조조정 등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빅뱅(Big Bang), 주력 산업의 사양화·레드오션화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혁신(Technical Innovation),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관성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등 새해에도 미래 산업을 좌우할 3대 테마(BTS)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대응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전세계 철강·조선업계는 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과 공급 과잉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 산업이 침체되면서 경쟁은 더욱 과열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으로 혼탁해진 레드오션에서도 우리 철강·조선업계는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활로를 개척해냈다. 생산과정 및 제품에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도입하는 스마트 혁신으로 글로벌 타 업체들과 '초격차'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생산기술의 스마트화를 통한 생산성·품질 향상 등으로 경쟁력 도약을 이루고 있다. 아울러 조선업계는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선박' 기술로 글로벌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 설명 이미지.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인 포스코는 철강 연속 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을 자체 개발했다. 포스프레임은 철강제품 생산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발생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기술을 적용해 품질예측과 설비고장 예측 모델을 만들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항 2·3고로와 광양 1·3고로 등 총 4기의 고로에 AI 기술을 접목시켰다. AI 고로는 변수와 사례를 스스로 학습하고 연료·원료의 성분과 고로 상태를 점검, 조업 결과를 예측한 뒤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한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각각의 AI 고로에서 하루 용선 생산량을 240t씩 늘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고 최고 품질을 생산해낼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제조, 구매, 영업, 마케팅 등 전 부문의 스마트화로 경영혁신을 이룬다는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를 추진하고 있다. 각 부문별 데이터와 프로세스를 모두 연결해 AI로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현대제철 직원이 인천공장 120t 전기로 운전실에서 전자맵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현대제철

특히 제조생산 전 과정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고,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자동화 공장을 구현해 맞춤형 생산 체계를 최적해나가고 있다. 조업패턴 분석이나 설비 이상, 품질 이상을 작업자의 감이 아닌 IoT 센서로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작과정마다 포진한 숙련된 현장 담당자의 노하우를 수치화하고 디지털화해서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요리 고수의 노하우를 정량화한 레시피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재작년부터 부산과 포항 공장 생산과정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빅데이터 솔루션을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 공장 설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 후 클라우드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의사 결정에 직접 반영한다.


박그린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철강 생산 데이터를 처음 정확하게 자료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술이 지속 발전하고 충분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면 플랫폼화 및 추가 비즈니스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생산과 함께 판매, 유통, 산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스마트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항해 지원 시스템 '하이나스(HiNAS)' 실행 화면. ⓒ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사들은 선박에 ICT를 융합한 '스마트 선박'을 건조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자율운항기술을 개발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선박은 선박이 스스로 장비와 시스템 상태를 감지하고 장애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선박 관리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아울러 최적의 항로를 분석해 선박운영 및 대기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과 첨단 항해 지원 시스템 '하이나스(HiNAS)'를 공동 개발했다. 하이나스는 AI가 선박 카메라를 통해 주변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해 충돌위험을 판단하고, 이를 증강현실 기반으로 항해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독자 개발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DS4'를 자사가 건조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탑재했다. 선주는 DS4를 이용해 육상에서도 항해 중인 선박의 메인 엔진, 공조시스템, 냉동컨테이너 등을 원격으로 진단해 선상 유지·보수작업을 지원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선박용 360도 어라운드뷰(Around View)' 기술 시연 모습.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선박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를 자사가 수주한 모든 신형 선박에 적용하고 있다. 에스베슬은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는 운항 경로와 엔진 출력, 선박 기울기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각 사는 앞으로 통신사·연구기관 등과 공동연구를 펼쳐 선박운항 솔루션 기술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도 선박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목적지까지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자율운항선박은 안전성, 신뢰성, 효율성, 친환경성 극대화 등 강점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도 급격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이선명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자율운항선박은 단순한 선박 자동화를 넘어 선박 운용 및 해상물류체계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래 조선・해양 분야의 핵심 트렌드이자,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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