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고객' 유치전 나선 증권가..新서비스 도입 봇물

김민석 2021. 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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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역대 최대치' 70조원 육박..지난 5~6일 키움證 신규계좌 7만3681개 개설
KB증권, MTS에 해외주식 서비스 추가..대신·NH투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
증권사들이 비대면 고객 확보를 위해 디지털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데일리안

국내 증시에 비대면 거래 고객이 급증하면서 증권가가 디지털 고객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를 신설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방식을 통해서다. 증권사 대표이사(CEO)들도 올해 디지털 강화를 강조했던 만큼 증권가의 디지털 강화 열풍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증시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69조27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조383억원 대비 156.2%(42조2336억원) 급증한 규모이며, 역대 최대치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투자자들의 증권 계좌에 예치된 금액이다. 언제든지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증시 대기자금이라고 불린다.


이 같은 예탁금의 증가세는 개인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5조398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심지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국내증시가 역대급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올해에는 신규로 개설된 주식 계좌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6일 하루 동안에 키움증권에서 신규개설된 계좌는 총 3만9756개로 집계됐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5일의 3만3925개를 하루 만에 경신한 기록이다. 키움증권은 서비스를 비대면(디지털)으로 제공하는 만큼 이틀 새 7만3681개의 비대면 계좌가 생성된 셈이다. 같은 날 국내 주식 일 약정금액도 22조9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25일에 달성한 역대 최고치인 20조1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에 키움증권은 비대면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최근 키움증권은 차세대 MTS 개발을 위해 약 1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새로운 UI·UX와 디자인을 적용해 플랫폼 성능을 개선할 새로운 MTS는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이어 메뉴 체계 개편해 국내외 상품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KB증권도 디지털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일 KB증권은 자사 MTS '마블(M-able)'에서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제공을 시작했다. 서학개미 고객들을 추가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음날에는 파운트투자자문과 협력해 공개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Open-API) 기반 비대면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로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다.


지난해 말 대신증권은 MTS 메뉴를 간소화하는 리뉴얼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챗봇 '벤자민'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대신증권은 국내외 지수연계펀드(ETF)에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 매매비용도 0.08~0.13%로 최저 수준에 가깝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서비스인 'NH로보 EMP 자산배분'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통적인 수수료 비율인 0.75~1.5%의 절반 수준으로 제공해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하던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일반 대중에게로 확대했다. 이 서비스는 AI 기반의 시장을 분석해 현재 시장 상황에 맞는 주식·채권·대체투자 자산군의 비중을 먼저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 패러다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증권회사들 간 디지털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따라서 증권사들도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ICT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전사적으로 디지털 기반의 자원 배분을 수행하는 등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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